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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칼럼] 범접할 수 없는 향기, 금준미(金骏眉)

[2024-07-31, 10:24:35] 상하이저널
 
[사진=싹으로만 이루어진 금준미의 외형]
 
[사진=금준미는 발효 정도가 낮기에 등황색의 아름다운 차탕을 가진다.]

다양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국의 차 세계에는 상상을 초월한 가격과 품질의 차들이 존재한다. 용정차의 가장 핵심산지인 사봉산(狮峰山)에서 생산된 녹차나 우이산(武夷山)의 가장 이름난 산지인 우란갱(牛栏坑)에서 생산된 무이암차 육계(肉桂)라는 우롱차가 대표적인데, 홍차에서는 우이산시 동목촌(桐木村)에서 생산되는 금준미를 꼽을 수 있다. 

[사진=군체종 차나무에서 수확하기 직전의 차싹들]

가장 이름난 회사의 가장 높은 등급의 금준미(金骏眉)는 500그램 한 근당 가격이 1만 5800위안에 이르는데, 이는 서너명이 4그램을 우려 마신다면 차 가격만도 126위안 넘게 지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비싼 차가 한 두해 팔리고 시장에서 퇴출되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인기를 얻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높은 품질이라면 그 정도 가격은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여긴다는 뜻이다.

 
[사진=금준미의 발효는 대광주리에 차를 넣고 젖은 천으로 덮어 진행한다.]
 
놀랍게도 이 금준미라는 홍차는 20년도 되지 않은 역사를 지녔다. 이 세상 첫 홍차 정산소종(正山小种)이 우이산 동목촌에서1568년에 발명되고 난 후 무려 437년이 지나고서야 동일 지역에서 대대손손 살아온 후손들에 의해 창조되었다.

정산소종은 일아이엽 이상의 큰 잎을 사용하고 발효를 비교적 강하게 하며 송연향을 가지는데 반해, 금준미는 싹으로만 만들고 발효가 비교적 약해 차탕이 등황색(橙黄色)에 가까우며 멋진 꿀향, 과일향, 거기에 더해 꽃향을 가진다. 같은 자연환경에서 같은 차나무로 만들었지만 공정이 다르기에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닌다.
[사진=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발효가 진행되면서 보이는 찻잎의 변화]

유네스코(UNESCO)의 세계유산이자 중국의 국가공원으로 지정된 우이산 동목촌의 삐어난 자연환경에서 자란 군체종(群体种) 차싹을 손으로 일일이 딴 후 밤새 시들리기(위조, 萎凋) 과정을 거친다. 새벽녘의 위조 막바지에는 온도를 살짝 올린 상태로 두 세시간 진행하는 특이점을 보인다. 찻잎 내의 산화효소에 의한 변화가 잘 일어나도록 비비기(유념, 揉捻)을 한 후에는 뭉친 찻잎을 잘 풀어주고(해괴, 解块) 드디어 통상 발효라 말하는 산화 과정에 돌입한다. 온습도를 조절하지 않고 4시간 정도의 시간을 거치면 거짓말처럼 녹색에서 붉은빛으로 모습을 바꾼다. 두 번에 걸친 건조 과정을 거치면 마침내 다양한 향기를 강하게 머금은 금준미가 완성된다.

[사진=금준미는 발효 정도가 낮기에 등황색의 아름다운 차탕을 가진다.]

금준미라는 이름은 지리적 표시제의 보호를 받지 않아 별 제약없이 쓰인다. 차 시장에 가면 엉뚱한 산지에서 생산된 금준미 홍차라도 생각보다 비싼 한 근당 2000~3000위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입문자라면 그런 차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겠지만 제대로 된 맛과 향을 즐기고 싶다면 우이산 동목촌의 군체종으로 생산된 것을 권하는데 가격은 한 근당 7000위안 내외를 생각해야 한다. 높은 가격에 낮은 품질은 있을 수 있지만, 높은 품질에 낮은 가격은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런 멋진 차라면 정교하게 우려야 한다. 3~4그램을 100~120ml 크기의 개완(盖碗)으로 10~15초로 짧게 여러번 우리면서 즐기는 걸 권한다. 찻물도 중요한데 가능하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순정수(纯净水)라 적힌 생수를 사용한다. 증류수에 가깝기에 차 본연의 맛과 향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茶쟁이 진제형은 25년 넘는 차 연구원 경험을 바탕으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라는 책을 출간하고, 아내인 으라茶茶 이선혜와 함께 차 관련 동호회 운영 및 차 강좌를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aster2@shanghaibang.com    [진제형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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