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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88]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2020-08-18, 10:33:41] 상하이저널
헬런 니어링 | 디자인하우스 | 2018.08.30

생각도 마비시킬 정도의 더위가 한창이다.  가만히 있기도 힘든 더위인데, 무슨 음식까지 하겠는가?  식사준비에 최소한의 시간과 힘을 쓰라고 권하는 책이 있다.

"30분이나 한 시간 동안 식사를 한다면, 음식 준비에 그만큼의 (혹은 그보다 짧은) 시간만 들이지 더 길게는 들이지 말라"

저자는 그렇게 아낀 시간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장기적인 목적과 의도를 가진 일에 쓰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 헬렌 니어링과 남편 스코트 니어링은 일찍이 1930년대에 도시를 떠나 시골로 옮겨 자급자족을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채식과 생식을 하며 환경친화적인 삶을 실천했다.

채식과 생식을 하며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았던 이들 부부는 건강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았고, 스코트 니어링은 100세 되던 해 음식을 서서히 끊어 스스로 이 세상과 작별했다고 한다.

저자는 '레시피 없는' 요리를 만들었음에도, 맛있다고 감탄하는 수많은 지인들과 손님들의 성화에 자신이 평생 해 먹었던 간단하면서 훌륭한 음식들을 소개하는 '소박한 밥상'을 쓰게 됐다고 한다.

이 책은 화려한 레시피를 나누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식재료이기 전에 인간과 더불어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인 동물과 식물들을 어떤 생각으로 대하고 바라봐야 할지, 어떻게 최소한의 것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책이다. 

"우리 인간은 특권을 누리는 동물이다. 우리는 소의 저녁 식사감이 되지도 않고, 원숭이처럼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균을 주사 맞지도 않는다...... 신기한 인간 표본으로 뽑혀 동물원 우리 속에 갇히지도 않는다.  우리의 젖을 짜내서 송아지에게 먹이지도 않고, 우리 아기들이 도살장으로 끌려가 잘려서 누군가의 저녁 식사 재료로 쓰이는 꼴을 당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먹어야 했다.  그러므로 덜 민감한 생명체를 취해야 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먹을거리는 본래 생명을 갖고 태어났다. 그러므로 사과든 토마토든 풀 한 포기든 먹으려면 그것을 죽여야 한다.  우리가 무슨 권리로 자연의 경이를 소비할까?"

"우리는 지상의 모든 것에 연민을 갖고, 최대한 많은 것에 유익을 주고, 최소한의 것에 해를 끼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박하고 겸손한 삶의 태도는 글쓰기에도 그대로 나타나서, 저자가 여러 도서관의 희귀본에서 찾아낸 좋은 글들이 책 곳곳에 인용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다른 이가 먼저, 그것도 더욱 탁월하게 말한 대목이 있다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렇게 소개한 인용문들 대다수가 과연 시의적절했고, 개중엔 기원전의 것들도 있어서, 저자의 독서량이 어느 정도였을지 감탄스럽기도 하다.  

좋은 인용문이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 하나 오늘날 우리들의 식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글이 있어 재인용하고 책 소개를 끝맺고자 한다.

"우리는 조상들은 몰랐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다가, 결국 전혀 모르는 질병들을 얻게 되었다."

양민희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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