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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 칼럼] 대한민국의 세계화

[2010-09-18, 00:48:08] 상하이저널
1. 통일벼 이야기

 
‘잘 살아 보세~ 잘 살아 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로 시작되는 노래를 기억하시는가? 가난의 집단적/민족적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제발 우리 나라도 우리 민족도 한 번 잘 살아 보자’는 자기 체면을 걸고자 시골 초가집에까지도 스피커를 연결하여 농부들의 아침잠을 깨우던 노래다. 노래만 듣는다고 무엇이 해결되겠는가?

박정희 대통령은 수만년 이땅에 이어져 내려온 보리고개를 끊어보자는 원대한 포부를 밝히고는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을 당시 농업 선진국이었던 필리핀으로 보내 쌀품종 개량 연구를 하게 한다. 연구팀이 필리핀에서 받은 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많은 연구 끝에 단위 면적당 쌀생산량을 4배 증가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품종인 통일벼 품종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개량된 품종을 가지고 귀국하여 전국에 볍씨를 보급하였으나 첫 해에 기후 영향으로 대흉년이 들고 만다. 우리 민족은 해도 안 된다는 자기비하가 다시 판을 쳤다. 연구팀장이던 서울대 교수의 이름이 ‘노풍’이라서 흉년이 들었다고 그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미신적 풍조가 먹히는 사회분위기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끝내 연구팀에 힘을 실어줘 그 다음해부터 한반도에 ‘녹색혁명’이 일어나게 만들어 내고야 만다. 녹색혁명이란 무엇인가? 보리고개에 굶어죽는 사람이 이 땅에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민족 역사에서 실로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한창일 때 필리핀 외무부장관이 서울을 방문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960년대 1인당 국민소득 60불대에 불과하던 대한민국이 30년도 안되어 1인당 국민소득 6000불대를 기록하고 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을 보고는 자신들의 지나온 모습이 떠올라 그랬지 않았을까 싶다. 1960년대 1인당 국민소득 700불대를 자랑하던 필리핀은 1988년 당시에도 800불대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너무나 먹을 것이 없어 매년 굶어 죽는 사람이 수도 없이 나오는 거지 나라가 매년 구걸을 할 수는 없으니 농업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하도 사정사정하여 통일벼 기술을 전수해 준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이제는 자기네보다 몇 배 이상 잘 사는 중진국이 되어 올림픽까지 개최하는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2. 오바마의 코리아 찬가

 
케냐라는 나라가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버지의 고향이다. 국토면적 580,367km2, 인구 약 3900만, 1인당 국민소득 약 1700불, 공식언어 스와질지어, 영어인 나라다. 한반도의 몇 배인 국토면적으로 보나 인구로 보나 공식언어로 보았을 때 한국보다 못살 객관적인 이유가 별로 없는 나라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가 미국 유학을 할 당시인 1960년대만 하더라도 케냐는 한국보다는 훨씬 더 잘 사는 나라였다. 그런 아버지의 나라는 왜 아직도 가난하고 전쟁과 분단의 극한 상황에 몰렸던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서 잘 사는 선진국이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오바마 대통령의 오랜 화두였던 것 같다. 특히나 오바마 자서전에 보면, 오바마가 시카코에서 빈민운동을 하던 시절 만나게 된 한인들은 그야말로 잠도 자지 않고 일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왜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려 할까? 왜 저들은 내 아버지의 나라 사람들과는 다른가? 이런 의문이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가난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잘 살게 만드는 일(빈민운동)을 하고 싶었던 오바마에게는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때마다 자주 한국을 언급한다. 한국의 교육열을 너무나 부러워한다. 한국인의 근면함을 극구 칭찬한다. 한국 정부의 인프라 구축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가장 최근 한국 언급 관련 뉴스를 인용하는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코리아 찬가를 대신하고자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사회 기반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이를 통한 최고의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브로드밴드(광대역 통신망) 사업의 모범적인 국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의 인프라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9%, 유럽은 5%에 달한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미국은 철도, 공항, 브로드밴드 등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우리보다 더 나은 브로드밴드 서비스와 와이어리스(무선 통신망)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게(인프라에 대한 부족한 투자) 쌓이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역설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전국을 돌며 중간선거를 위한 지원 유세 과정에서 “한국은 미래의 창출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해 싸우고 있는 나라”라며 사흘 연속 한국을 칭송했다. 
                                                                            <2010-9-15 서울신문에서 인용>

3. 대한민국의 세계화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비하하고 살아 왔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누구나 혀를 내두르는 대한민국의 교육열도 바꿔 말하면 국가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국가에서 아무리 공부를 시키려고 해도 국민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 상황과 비교해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평균 근로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삶의 질 측면에서 보면 달리 평가할 수 있겠지만 경쟁력이란 측면에서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됨에 틀림없을 것이다. 못살던 나라가 잘 살고 있는 나라를 따라갈 수 있는 방법은 더 열심히 일하는 것 말고는 또 무엇이 있겠는가? 더 열심히 일하지 아니하고 잘 살기를 바란다면 그건 요행을 바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한, 우리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정부를 욕하고 위정자를 비난하지만, 다른 제 3 세계국가의 정부나 위정자와 비교를 해 보았을 때,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와 국민을 더 잘살게 하려고 노력하는 측면에서는 높게 평가 받아야 하지 않나 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한다.

어쨌든, 곧 G-20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 단군이래 우리나라가 주인이 되어 개최하는 가장 크고 중요한 외교적 행사라고 한다. 선진국들과 개도국들 모두 우리나라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가난한 나라들이 어떻게 하면 가난의 집단적•국가적 굴곡으로부터 벗어나 중진국내지는 선진국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델을 전세계에 전파함으로써, 드디어 대한민국의 발전모델이 세계화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아 흐뭇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의 발전 역사가 모든 개도국의 발전모델이 되는 순간 우리 아이들은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를 더 존경하게 될 것이고,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그러한 일들이 가능했는지, 당시에 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였는지를 궁금해하고 배우려고 하는 멋진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러했던 것처럼, 전 세계 개도국들이 대한민국을 더 배우고 연구하려 할 것임은 물론이다.

시나브로 대한민국의 세계화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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