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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196] 웹툰 <위아더좀비>

[2023-06-12, 14:45:09] 상하이저널
이명재 | 네이버웹툰 | 2022년 10월
이명재 | 네이버웹툰 | 2022년 10월
초대형 쇼핑몰 서울타워에 좀비 사태가 발발하고, 정부는 사태 진압을 위해 좀비들을 타워에 두고 봉쇄한다. 김인종(주인공 캐릭터)은 미처 구조되지 못해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타워 안에 남겨져 1년을 산다. 알고 보니 김인종 뿐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몰래몰래 숨어 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이 각각의 무리를 지어 살며 좀비들과 공존하는 삶을 그려낸 <위아더좀비>는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각자 다양한 삶의 사람들이 타워 안에서의 생존기를 가벼워 보이는 웹툰으로 그려내면서 묵직한 현실을 보여준다.

수많은 좀비 관련 영화나 드라마가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 웹툰이 된 <위아더좀비>의 인기의 이유는 '학업에 지친 고딩, 대딩, 취업에 지친 취준생, 업무에 지친 직장인' 모두가 팍팍하고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주인공과 함께 타워에 있으면서 안도감과 현실도피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SNS에 의해 이미 거의 가상화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개인 간의 거리감을 느끼며 편하게 말하지 못하는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대신해 주는 것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우리 모두가 과거의 공동체 사회로의 회귀를 불현듯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팍팍한 현실과 경쟁에 치인 현대인들이 만화 속에서나마 잠시라도 휴식하고, 공동체 속 연대감을 느끼면서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지...’의 느낌을 받는 것 같다. 

2022년 작년 상하이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은 길면 3달 짧으면 두 달 간의 봉쇄로 좀비 타워의 삶과 비슷한 삶을 살았다. 3월 중순부터 6월 1일까지 좀비 타워는 아니지만 웹툰 속 생활이 너무 공감 되었던 약 75일 간의 봉쇄를 겪은 사람으로서, 무기징역수 (새로운 양성이 나올 때마다 새롭게 설정되는+14일의 무한 굴레) 같았던 봉쇄 생활은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채 반년 넘게 살았지만, 이웃들과 서로 필요한 물건을 나누어 가지며 사람 냄새 나는 나날들이기도 했다. (그래도 절대로 ‘네버 에버’ 두 번 다시 경험하긴 싫다.) 

상하이 전체 봉쇄가 풀린 후에도 72시간 간격의 핵산 검사, 어디를 가나 큐알코드 검사와 마스크 착용, 잊을 만하면 쇼핑몰 또는 회사 건물들의 단발적인 봉쇄로 인한 ‘쇼생크 탈출’ 찍기 등 (세 번째로 회사건물 탈출할 때는 동영상 촬영 후 한국에 있는 친구들한테 보여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봉쇄 3개월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초연하게 되는 멘탈을 장착하게 되었다.) 

2023년 6월인 현재는 벌써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지났고 양성이 나와도 일상과 다름이 없이 흘려간다. 거짓말 같았던 2022년 상하이 봉쇄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처럼, 좀비 타워 안의 삶을 들여다보며 일상의 소중함과 공동체 속 연대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장지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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