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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 칼럼] 참회록

[2011-04-30, 23:00:47] 상하이저널
반백년 가까운 인생을 살아오면서 참회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오늘은 우리 아들 영찬과 승오에게 무릎을 꿇고 싹싹 빌어야 할 내용과 관련되어 참회하려고 한다. 아이들 교육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다.

1. 좀 솔직해지자

필자에게도 IQ가 높아서 자랑스런 자식이었던 적이 있었고, 암기 능력이 뛰어나서 학교 성적을 우수하게 유지했던 폼나는(?)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가? 그런 결과가 현재 인생을 살아가는 내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로 느껴지고 여전히 후대에 그 가치를 강조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 좀 해보자. 우리는 많은 교육 정책의 변화를 경험하면서도 변치 않는 ‘암기력 지상주의’, ‘성적 우선주의’의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거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솔직히 얘기 좀 해 보자.

“글로벌 시대엔 영어가 중요하니까 난 못해도 넌 영어를 잘 해야 해. 그러니 매일 단어 100개씩 외워야 하고, 영어 일기 에세이 써 보고, 영어책 읽고, 쓸모없는 TV는 보지 말고…. 수학은 무조건 선행 학습해야 하는거야. 그래야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어… 책 좀 읽어라. 제발 컴퓨터 좀 끄고… 이번 시험 성적은 어떠냐? 이래서 서울에 있는 대학이나 가겠어? 악기도 하나쯤 해야 한다면서… 당신은 우리 애들 봉사 활동 기록을 어떻게 좀 만들어 놓지 그래… 어느 학원이 좋다고 하던데… 누구네 애는 토플이 몇 점이라던데….대학은 무조건 한국으로 가야 해 그래야 한국 사회에서 학연을 맺어 잘 나갈 수 있는거야… 아니 얘는 중국어도 공부해야 하는데… HSK 시험이 언제지?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 내가 무슨 덕 볼게 있냐…”
그렇지만 현실 한컨에서는 이런 일도 벌어지고 있음을 무시 못한다.

“서울대, 하버드 나왔다고 다 잘 사는 게 아니더라구. 이번에 그 사람 잡혀 갔다면서… 이번에 앱 개발해서 젊은 애 누군가는 떼돈을 벌었다면서… 회사에서 잘 나가던 그 양반 짤렸다면서… 당신 예전에 본 그 친척 기억나? 고등학교만 겨우 나왔는데 지금은 엄청 돈 많이 번데요… 그거 참, 컴퓨터 하나만 잘 해도 저렇게 될 수 있구먼… 그 잘나가는 회사 사장이 학생 때는 엄청 문제아였다고 하던데….”
도대체 뭐야.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

2. 현재 세상이 요구하는 인재상

많은 사람들이 일류 좋아하는데, 현재 세상이 요구하는 일류 인재상에 대해 얘기해 보자.
부모가 생각하기에 세상은 IQ 뛰어나고, 암기력 좋고, 시험 성적 좋은 인재를 요구한다고 보는가? 반드시 좋은 대학이라는 간판을 요구하는가? 의외로 이 문제의 답은 누가나 공감하는 정답이 있다.

“세상은 새로운 세상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한다. 이게 일류 인재다. 그 다음이 새로운 세상에 잘 적응해 나가는 사람인데 이것이 이류 인재이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자가 삼류 인재이다.” - 조벽 교수의 ‘인재 혁명’에서-

지금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기껏해야 이류 인재가 되라고 등을 밀고 있지는 않은가? 일류 인재가 되려는 아이들을 윽박지르고, 결국 삼류 인재로 몰고 있지 않느냐 말이다.

3. 그러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정답도 주위에 너무 흔하게 회자된다.
“ 창의성이 뛰어나고, 한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고, 게다가 인성도 좋은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창의성은 열려있는 사고가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 열려있는 사고를 위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의 기회를 주고 있는가? 잘 가르치는 학원을 알려주고, 엄친아, 엄친딸을 들어 비교하고, 아빠의 박봉에 비싼 학원비를 투자한다는 것을 강조하고만 있지 않은가?

창의적 사고를 위해서는 튼튼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고, 긍정의 정신과 강한 호기심 그리고 여유가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가 극도로 경계해야 할 것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유일한 정답만을 찾는 사고력’이다. 우리 부모부터 아이들에게 이 같은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가정의 노력이 사회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고, 전체 사회 분위기가 이 같은 창의적 인재를 보호하고 권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하는데 기초가 되는 것이다.

전문성의 문제는 본인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의 문제이다. 즉, ‘앎’의 문제이다. 이는 단기간의 학습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와 같은 글로벌 지식 기반 사회에서의 ‘앎’의 문제는 ‘평생 교육’이라는 화두를 동반한다. 부모가 학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만 단기간의 시험 잘 보는 기계로 만들기에 급급하지 않은 지 돌아볼 일이다. 이제는 어떤 분야에 한평생 공부를 해야만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바로 인성이다.
이기적이지 말아야 한다. 이웃과 더불어 함께 잘 살아가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다. 바로 ‘베풂’이다. 그래서 ‘봉사’를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 부모들은 너무나 많은 이기적인 사람들을 봐왔고, 그들의 결과를 잘 보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 소중한 ‘더불어 함께 사는 인성, 베풂의 인성’을 갖추도록 도와야 할 일이다. 현재는 과거의 물질적 빈곤 시대가 아니다. 정신적 빈곤이 더 문제가 되는 시대인 것이다. KAIST에서 벌어지는 자살 사건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웅변하고 있는지 고민해 볼 일이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혼자만의 이기적인 ‘부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구시대 가치관을 강요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4. 영찬, 승오에게

정말 잘못했다. 아빠가 잘못했다.
너희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지 못해 정말 잘못했다.
너희들의 꿈과 비전에 함께 하지 못하고 무시한 모든 언행도 잘못했다.
좋은 긍정의 정신과 뜨거운 열정을 모범적으로 보여주지 못해 잘못했다.
자기 스스로 주도적으로 공부하도록 하지 못하고 강제로 시킨 모든 일들을 반성한다.
‘베풂’의 인성과 ‘봉사’의 리더쉽을 간과해서 너무나 잘못했다.
이제 아빠와 엄마도 노력하마.
너희들 스스로 행복한 삶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정창수(한백 교육 컨설팅 대표)
133-1010-9009
Jung.Changsoo@gmail.com

1989년 코오롱 상사 입사 이후, 초기 3년 6개월간 인사팀 근무 후, 그룹 내 중국 전문 요원으로 양성되어 중국 외식 프랜차이즈 기획 및 런칭, 브랜드 유통 신규 사업 기획 및 런칭, 對 북한 전략 사업을 전담했다. 서울대 중국어 중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Management(인사 조직 관리) 전공했다. 93년 1년간 베이징어언문화대학 수학, 이후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서 신규 사업 런칭 및 운영 총괄했으며, 2010년 3월까지 장가항 Car Seat Fabrics 생산 기지에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 생산 조직을 대상으로 Sales & Marketing을 담당하는 총괄 부총경리로 재직했다. 현재 상하이시에서 중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 및 화동지역 한국기업 중국 직원 한국어 교육 및 직무 교육을 위주로 하는 ‘上海韓百敎育管理咨询有限公司’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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