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베이징=연합뉴스) 표민찬 특파원 = 중국 정부는 자국에 진출한 외국 금융기관들이 100만위안(약 1억2천73만원)이상의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려면 반드시 독립법인을 설립하도록 규정할 예정이라고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조건으로 올해 말까지 금융시장 전면 개방을 약속한 중국의 은행업관리감독위원회는 외국금융기관의 인민폐 영업을 제한할 수 있는 '외자은행관리조례' 수정안을 15일 발표했다.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발표한 이번 수정안은 외국계 은행들이 100만위안 이상의 금융상품 판매와 신용카드 사업을 추진하려면 외국은행의 지점 형태가 아니라 중국 내 독립법인을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 중국에 설립되는 독립법인은 등록자본 규모가 10억위안(약 1천207억3천만원)을 넘어야 하며, 중국 내 분행(지점)을 설치할 경우 최소 1억위안의 운영자금을 갖춰야 한다.

현재 중국에서 지점형태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의 운영자금 조건은 최저 2억위안(약 241억4천600만원)에 불과해, 중국 정부가 시행 예정인 외자은행관리조례는 사실상 외국은행의 인민폐 사업 진출을 제한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수정안은 외국 금융기관 등록자본을 상향조정하는 양적인 제약 외에, 인민폐 영업을 허가받으려면 최소 3년간 중국에서 사업을 해 2년 연속 이익을 냈다는 증명을 제시해야 하는 질적인 조건도 포함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조례가 시행되면 외국계 은행들은 모기업의 신용도를 등에 엎고 유리한 입장에서 인민폐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독립법인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중국 은행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