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상장 이후 중국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위챗, 알리페이 미니앱(小程序)에서도 자취를 감추었다.
7일 IT즈지아(IT之家)에 따르면, 기존 위챗페이 교통 고정 메뉴였던 디디추싱 버튼이 현재는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위챗, 알리페이 미니앱에서도 디디추싱 관련 검색 결과를 찾을 수 없다.
이에 앞서 디디추싱 어플은 중국 모바일 앱스토어에서도 삭제됐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스토어 해외 계정으로 디디추싱 어플을 다운 받을 수는 있으나 신규 회원의 지역이 중국으로 설정되어 있다면, 해외 버전이라고 해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디디 소속 기사는 “내부적으로 위챗, 알리페이 미니앱 삭제 통지를 들은 바 없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관계자들은 “매년 7~8월은 온라인 예약 차량의 성수기인데 앱 다운로드 금지, 미니앱 삭제로 영업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기존 디디 위챗 미니앱을 이용했던 사용자는 과거 이용했던 미니앱 기록을 통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디디추싱을 제외한 디디주유(滴滴加油), 디디카풀(滴滴顺风车), 디디대리운전(滴滴代驾) 등은 삭제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창립 9년 만에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정식 상장했다. 디디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디는 중국에서 1136억 위안(20조 450억원)에 달하는 영업 이익을 올렸다. 이 밖에 해외 및 기타 수익은 각각 23억 위안(4060억원), 58억 위안(1조 23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디디추싱은 중국 차량 예약 시장에서 80%를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증시 상장 이틀 뒤부터 중국 정부의 규제가 본격 시작됐다. 중국 국가 인터넷정보판공실은 디디추싱을 대상으로 사이버 보안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이 기간 동안 신규 회원 가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4일 밤, 중국 당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사이버보안법’ 관련 규정에 따라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어플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당국은 디디추싱 어플이 개인정보을 수집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위법 사항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은 7일 디디추싱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400만 위안(7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날 감독총국은 디디추싱, 알리바바, 텐센트, 쑤닝, 메이퇀 등을 반독점 위반 혐의 기업으로 지목하며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각각 8건, 6건, 5건, 2건, 1건의 위법 행위에 대한 벌금(건당 50만 위안)을 부과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