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최악의 전력난으로 광동, 동북3성 등 곳곳에서 전기 공급 및 사용이 제한되면서 주민들의 생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오는 연말까지 석탄 공급난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재신망(财新网)은 이번 전력난의 원인으로 석탄 부족과 높은 석탄 가격을 지목하면서 이는 단기간 해결될 수 없는 문제로 올 겨울까지 석탄 수급 상황이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동성 발전개혁위원회는 27일 이번 전력난은 높은 석탄 가격, 자원 공급 부족, 화력 발전소의 전력 생산 의지가 부족 등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광동의 한 민영 발전소 관계자에 따르면, 9월 16일까지 전국 중점 발전소의 석탄 재고량은 240만 톤 미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 가까이 급감했다.
실제로 현재 중국 전 사회의 석탄 재고량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신다(信达)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9월 23일까지 연해 8개 성(省)의 석탄 재고는 1774만 2000톤으로 전월 대비 8.68% 하락했고 가용일수는 9.3일로 전월보다 0.9일 단축됐다.
공급 부족은 석탄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말, 겨울철 석탄 공급 보장 조치가 철폐된 이후 국내 석탄은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 상승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3월 5일 중국 전력기업연합회가 발표한 CECI 연해지수 5500킬로칼로리 종합가격은 톤당 584위안으로 9월 27일 1086위안까지 연내 누적 46.22% 상승했다.
광동 주삼각(珠三角)의 한 석탄 발전소 관계자는 “현재 공장의 석탄 가격은 톤당 약 1400위안으로 연료 원가로 환산하면 킬로와트시당 최소 0.448위안”이라며 “여기에 재무 비용 등 기타 비용을 더해 공장은 이미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석탄 수요가 특히 왕성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국가에너지청에 따르면, 1~8월 전국 사회 전력 사용량은 5조 4700억 킬로와트시로 전년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화력 발전 설비 이용시간도 전년 대비 9.53% 늘어난 2988시간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전 8개월의 성장률 4.4%, 3.64%와 비교해 봐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특히 해외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광동은 중국 최대 대외무역 성(省)으로 올해 수많은 해외 주문이 중국으로 돌아와 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하는 석탄 수요에 공급이 발맞추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석탄 소비량은 21억 톤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으나 전국 규모 이상 기업의 석탄 생산량은 6.4% 증가세에 그쳤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정책, 글로벌 자원난으로 같은 기간 석탄 수입량은 전년 대비 19.7% 감소했다.
석탄 공급난으로 민생까지 영향을 미치자, 중국 정책라인이 공급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초기 사회 재고가 지나치게 부족해 올 겨울도 석탄 공급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랴오닝의 한 화력발전소 관계자는 전력난으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동북에 1000여 톤의 석탄을 조정한 데 대해 “우리 공장에는 약 20만 톤이 배정되었지만 겨우 20일만 버틸 수 있어 한강에 돌 던지는 수준”이라며 “현재 석탄 재고는 단 이틀치로 발전소 작업량은 절반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민생 석탄 공급 보장을 위해 9월 중순 각 지방 정부에 석탄기업 및 발전난방기업의 연간 석탄 사용량을 100%까지 높이는 중장기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발개위가 제시한 석탄 가격은 현물 가격보다 크게 낮아 발전난방기업의 구매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편이었다.
겨울철 석탄 공급 상황이 가장 심각한 동북 다수 지역은 9월 25일 해당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다만 전국 모든 지방 정부가 중장기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장쑤 한 국유 발전소 고위 관계자는 “시장 석탄 가격이 석탄기업의 대외 매수 가격보다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공급처를 조직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선화(神华) 등 석탄기업의 중장기 계약에 대한 실행률이 낮아 이 같은 상황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