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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5.9 베를린 제안’과 북한(유동열)
2011-05-17, 13:02:09 바다거북
추천수 : 150조회수 : 1727
 

유럽 3개국을 순방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첫 순방지인 독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핵 포기를 진정하게 확고히 하겠다는 의견을 국제사회와 합의한다면 내년 3월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대하겠다고 제안한다"고 밝힌바 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그렇게 된다면 북한의 미래를 위해 좋은 기회"라며 "국제사회에 나오게 되면 북한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5.9 베를린 제안’으로 불리는 동 제안에 대해 북한은 이례적으로 즉각적 반응을 보이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5월 11일 북한은 대남 위장평화통일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형식 보도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逆徒)라고 매도하며 베를린 제안을 '도전적 망발'이라고 맹비방, 단호하게 거부했다. 특히 비핵화 요구에 대해 "핵포기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미국과 함께 북침야망을 실현해보려는 가소로운 망동"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베를린 제안을 ‘불순한 기도’라고 비방한 바 있다.


  우리는 북한의 이러한 민감한 반응을 통해 두가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연초부터 북한이 다방면으로 무조건적인 대화를 요구했던 대화공세가 허구임을 재확인해 주었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작년에 반문명적인 천안함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한 북한이 연초부터 태도를 돌변한 채 다방면의 대화공세를 제안한 바 있다. 예컨대 북한은 올 1월 1일 신년공동사설에서 남북대결상태 해소를 위한 당국간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 이래, 무조건적인 당국자회담 개최요구와 함께 적십자회담, 금강산관광 재개회담, 개성공업지구 회담, 남북고위급군사회담, 남북국회회담, 남북정당간 회담 등을 연이어 제안한바 있다. 이렇게 조건없는 남북당국자간 회담을 주장해온 북한이, 세계 50개국 정상이 참가서울개최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을 초청한 ‘베를린 제안’에 대해 고마워하기는 커녕 이를 맹비난, 거부한 것은 북한의 대화공세가 위장임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둘째, 북한이 핵을 폐기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6자회담에 응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핵폐기를 약속했지만, 「9.19 공동성명」(2005.9)과 ‘2.13합의문’, ‘10.3선언’(2007)에서 약속한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 및 불능화 완료’ 조치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이행하지 않고 현재까지 국제사회를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베를린 제안을 정면 거부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없는 북한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 하겠다.


  일부 정치권과 친북좌파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을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정치쇼’, ‘진정성이 없는 제안’이라고 폄훼하고 있지만, 실제 마음에도 없는 대공세를 펼치며 정치쇼를 벌이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 김정일집단임을 명히 알아야 한다. 진정성의 전제는 북한이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테러도발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북한 스스로 약속한 비핵화 이행의 진정성을 보이면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고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베를린 제안’이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터무니없는 주장임을 직시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에게 3끼 밥도 못먹이고 기아에 허덕이게 하는 수령유일 폭압체제 김정일정권만을 옹호한채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비판을 일삼는  일부 정치권인사들과 친북좌파세력들은 도대체 어느나라 국민인지, 입만 열면 강조하는 ‘자유와 민주’의 기준이 무엇인지 깊이 새겨봐야 할 것이다.



 

유동열(치안정책연구소 안보대책실 선임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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