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막가파 식’ 대남 협박(전성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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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2, 10:05:35
바다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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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비방과 협박 수위가 극에 달했다. 한국의 지도부를 원색적인 용어로 비난하는 것은 일상화된 지 오래됐고, 말로 할 수 있는 수준의 위협은 다 나온 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행동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난 4월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특별작전행동소조’라는 조직을 내세워서 최근 전개된 일련의 대남 공세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극렬한 협박을 가했다.
특별작전행동소조는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부셔버리기 위한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시작된다“면서 일단 행동이 개시되면 3~4분 내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모든 도발의 근원들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식의 협박을 일삼는 북한을 보면 마치 독이 바싹 오른 뱀을 연상하게 된다.
북한의 공세는 작년 말 김정일 사망 이후 그 수위가 계속 높아져 왔다. 한국 정부가 김정일 빈소에 대한 조문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전 군에 경계령을 내린 것을 두고 비난의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민족의 대국상’ 앞에서 애도를 표하지는 못 할망정 불경죄를 범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 행사 부터는 대남 비방이 급속이 강화되었다. 백성은 굶주리고 나라 형편도 좋지 않은 데 북한 예산의 30퍼센트에 달하는 20억달러의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생일 축하행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대학생과 시민단체가 광화문 광장에서 김일성 생일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하자 북한 당국이 발끈한 것이다.
4월 1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한국이 태양절 모독이라는 특대형 도발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고, 같은 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서울 한복판이라고 해도 북한의 최고 존엄, 즉 ‘김씨 일가’를 헐뜯는 도발의 원점인 이상 모든 것을 통째로 날려 보내기 위한 특별행동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다음 날인 19일에는 북한의 정부ㆍ정당ㆍ단체가 공동으로 한국이 태양절 모독에 대해 사죄하지 않으면 복수의 성전을 펼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23일 외무성 대변인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에 있다면서 동맹국이라도 민족 내부의 일에 간섭하면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의 창끝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이런 식의 원색적인 비난과 저주를 퍼부어대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다. 국제사회의 룰은 고사하고 기본 상식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발언들이다. 자기들 뜻대로 안되니까 거친 입으로 협박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폭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막가파식’ 조폭의 행동과 다를 바 없다. 약자에는 강하고 강자에는 약한 것이 깡패들의 속성인 것처럼, 한국은 무시하면서도 미국과는 그렇게 잘 지내보려고 애쓰는 모습도 꼭 닮았다. 지난 4월 13일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주의 평화적인 이용은 주권국가의 권리인데 왜 국제사회가 자기들의 인공위성 발사에만 시비를 거냐고 항변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이 ‘막가파 식’ 조폭의 처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대선을 앞둔 한국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한 틈을 노리고 북한이 도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나온 대남협박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중국과 미국도 북한의 구두 협박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이런 파행적인 언행과 도발을 일삼을수록 세계 시민들은 북한에 의한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남한 주도의 통일밖에는 없다는 생각을 굳히게 될 것이다. 결국 북한 스스로 명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한국 정부는 냉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에 대해 자제를 촉구했고,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시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국민들의 안보의식도 매우 높아졌다. 2011년도 행정안전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이 다시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국민 대부분(성인 84.0%, 청소년 76.8%)이 군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 북한 지도부가 도발을 통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하루 빨리 깨닫기 바란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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