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존엄’으로 불리는 숭배체제에 대한 대응(김광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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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2, 10:06:50
바다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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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범한 김정은 체제의 대한민국에 대한 위협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15일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며 15만 평양 군중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23일에는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개시될 것이며 ‘불이 번쩍나게 초토화’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김정은 체제의 정착과 안정화에 주력해야 할 상황에서 국제적 고립과 계속되는 경제난의 심화, 그리고 광명성 3호라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의 실패라는 대내외적 어려움에 직면하자 군과 주민에 대한 동원과 충성체제의 강화로 탈피해보겠다는 전형적 방법이다.
북한의 격렬한 반응을 보면 그 체제의 최대 약점도 드러나고 대응방안도 찾아질 수 있다. 첫째는 소위 ‘최고 존엄’이라 불리는 개인숭배 체제 유지방식이다. 북한이 3대 세습으로 70년 권력이라는 불가사의가 유지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려운 개인숭배 체제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곳곳에 산재된 최고지도자에 숭배 구호와 장엄한 동상, 그리고 초상화 걸기와 뺏지 달기는 물론, 어릴 때부터 시작된 철저한 세뇌교육에 의한 독재자숭배는 북한 전체주의의 본질이다. 북한전체는 하나의 사이비 종교집단처럼 되어있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위대한 수령이자 전지전능한 신적 존재로 우상화되어 왔다.
김정은까지 이어지는 세습권력에 대한 숭배체제는 극도의 공포와 일상화된 폭력과 함께 공산전체주의를 유지하는 근원적 힘이다. 김정은은 국가차원에서 만들어진 사이비 종교의 세습된 제3대 교주(敎主)인 것이다. 주체사상에 따르면 교주는 모든 인민에게 정치사상적 생명을 부여하는 신적 존재이자 ‘어버이’로 불린다. 따라서 신격화된 교주에 대한 비판이 용납되기 시작하면 사이비 종교집단인 북한체제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 교주라는 존재는 체제유지의 본질적 요소로 숭배 대상이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존재다. 따라서 최근 계속된 북한의 광적인 협박은 바로 체제의 핵인 교주에 대한 비판만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최후 방어선인 것이다.
이번 공세와 협박으로 드러낸 또 다른 사항은 한국사회의 좌파세력과의 통일전선전략과 사회분열전략이다. 북한은 타격 대상으로 이명박정부는 물론이고 KBSㆍMBC 등 방송사와 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라는 3대 일간지를 특정하여 협박하였다. 특히 늘 공격하던 대상 외에 MBC 등 방송사를 선택한 것은 이들 방송사가 모두 정부의 방송장악을 내세우며 불법 파업중에 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북한이 적대하는 세력과 특정 언론의 파업까지 지원하고 엄호한다는 것은 북한이 군사도발만 아니라 한국사회를 대상으로 한 분열전략과 통일전선전략을 감행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결국 우리가 북한의 협박과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숭배체제의 숭배대상인 사이비 교주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도발과 공격이 계속될수록 그 체제의 핵심수호 대상인 교주에 대한 비판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형성되어 있는 개인숭배적 사이비 종교체제가 붕괴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대응해야 한다. 그럴 때 대남도발도 중단되고 북한체제도 변화로 나갈 수 있다. 김정은 독재체제로부터 비난받지 않는 세력과 언론단체란 의도했든, 안했든 그 전체주의체제의 통일전선대상이 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선 성공한 나라를 만들어 온 대한민국 지도자들에 대한 비난은 무차별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정작 개인 숭배적 전체주의자에 대한 비판은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되어 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우회적으로 그 숭배체제를 엄호하고 인정하는 꼴이다. 문명파괴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주민도 자유와 민주, 그리고 번영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개인숭배체제와 그 체제가 동조세력으로 만들고자 하는 우리 사회내 북한 우호세력의 자각과 방향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결코 경제력과 군사력이 아니라 민족을 유린하는 전체주의자와 대결하는 우리국민의 일치되고 일관된 인식과 대응일 뿐이다.
김광동(나라정책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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