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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딸’ 신숙자씨 가족의 비극적인 삶(전성훈)
2012-05-17, 17:19:36 바다거북
추천수 : 151조회수 : 1638

지난 4월 27일 북한이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씨가 사망했다고 유엔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통보했다. 1942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신씨는 20대에 독일로 건너가 간호사로 일하다 유학생 오길남씨와 결혼해서 두 딸을 두고 화목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북한의 꾐에 빠진 남편 오씨를 따라 1985년 북한으로 들어가면서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었다.

오길남 씨는 당시 독일에 주재하던 북한 공작원의 교수직 제의와 ‘조국을 위해 일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음악가 윤이상의 말을 믿고 가족을 대동하고 월북했다. 그러나 대남 간첩침투 훈련 등 자신의 기대와 다른 생활이 강요되자 1986년 덴마크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탈출한 후 자수했다. 북한에 남겨진 신씨와 두 딸은 수용소를 전전하며 비참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5월 통영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신씨 모녀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후 한국에서는 ‘통영의 딸’ 신씨 가족을 구출하자는 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전개되었다. 작년 가을 30여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구출 통영의 딸! 백만 엽서 청원운동’이 대한적십자사에 청원서를 전달했고, 신씨의 고향 통영에서 임진각까지 ‘1천 7백리’ 국토 대장정도 열린 바 있다.

특히 한국의 인권단체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가 작년 11월 유엔에 신씨와 두 딸의 구명을 요청했고, 요청을 받은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이 북한 당국에 신씨에 대해 문의를 하자 북한 당국은 종이 한 장 분량의 답변서에서 신씨가 1980년대부터 앓아오던 간염으로 사망했고, 두 딸도 어머니를 죽게 만든 오길남씨를 더 이상 아버지로 여기지 않으며 오씨를 만나는 것도 강력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신씨 모녀가 유엔이 제기한 임의적 구금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당사자인 오길남씨를 비롯해서 어느 누구도 북한 당국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망했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고,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의학적인 소견서도 없다. 이런 식의 단순한 ‘사망 통보’는 북한이 사람의 목숨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아무리 국제여론에 떠밀려 답변서를 냈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와 절차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정말로 신씨가 사망 했다면 유해라도 그녀의 고향땅을 밟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도리이다.

정치도 사상도 모른 채 부모 손에 끌려 북한으로 들어간 두 딸의 운명은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독일에서 두 딸이 바이올린을 켜며 즐거워하는 사진과 요덕수용소에서 어머니 신씨와 무표정하게 찍은 사진을 보면 마치 천당과 지옥을 비교해 놓은 것 같다. 유엔에 보낸 답변서에서 두 딸이 아버지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는 데, 이 역시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두 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두 딸과 아버지가 제3국에서라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신씨 가족의 비극적인 운명은 북한 체제의 잔혹성과 비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남북분단사의 슬픈 현실이다. 신숙자씨 이야기가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북한정권의 독재와 참상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더 커지고 있다. 북한의 비인간적 행태가 더 많이 알려질수록 북한 정권에 비판적인 국제여론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사실 북한정권은 태생적으로 반민족적, 반인륜적이다. 1945년 스탈린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이 북한을 접수한 후 오늘날까지 김일성 일가가 자행한 행동은 반인륜 자체이다. 토지개혁을 명분으로 한 재산몰수, 지주계층 학대, 6ㆍ25 남침전쟁과 양민 학살, 북한 동포들에 대한 폭정과 독재, 대남 협박과 도발 등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김씨 일가의 모든 행동이 그렇다. 신씨 가족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변화시키는 길 밖에 없다. 그리고 북한의 변화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한민족 모두에게도 부여된 시대적인 소명이다.

전성훈(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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