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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쑨펑처顺丰车 타는 즐거움

[2025-01-16, 19:52:31] 상하이저널
2주간 딸의 고3 겨울방학이 끝나 어제 상하이 홍차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을 매년 한 두 차례 다녀왔으니 지난 26년간 최소한 50번 이상은 다녀온 셈이다. 늘 내릴 때마다 짐을 갖고 택시 탈 걱정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너무 편하고 기분좋게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이렇게 상하이 생활이 편리해졌는데 이게 마지막 집에 오는 길이라는 게 많이 아쉬웠다.
 
이번엔 비행기에서 내려 지하2층 왕위에처(网约车) 타는 곳으로 가 띠띠쫜처를 탔다. 우리집은 공항에서 3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가깝지만 그렇다고 짐을 갖고 걸어갈 수는 없어 반드시 택시나 지하철을 타야만 한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10여분 집으로 가는 내내 매번 기사님 눈치를 봐야만 했다. 너무 가까워 두 시간 기다린 기사님에게 나는 재수없는 손님이었던 것이다.
 
차에 타자마자 목적지를 말하면 기사님의 기분 나쁜 한 숨 소리를 듣고 바로 따따블로 주겠다고 얼른 말하고도 가는 내내 기사님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푸념을 들어야만 했다. 동의의 말로 비위를 맞춰주고 따따블로 주면서도 내가 고맙다고 여러 번 말해야 아저씨는 선심쓰듯 돈을 받고 떠났다.
 
너무 불합리하단 생각이 들어서 언젠가 택시 기사에게 왜 공항에 단거리 장거리 승객을 구분해서 태우지 않는지, 나처럼 단거리 승객도 마음 편하게 행선지를 말하고 택시를 이용하고 택시기사들도 복불복이 아니라 어느 정도 승객을 예상해서 태우면 모두 좋지 않겠냐고 했더니 예전에 그런 시스템이 잠시 있었으나 그 애매모호한 중거리 승객을 두고 또 장거리 택시 기사들이 불만이 있어 그냥 구분하지 않게 되어 단거리 승객들만 불편을 감수하게 됐단다. 자기도 이런 시스템이 문제인건 알지만 할 수 없다고 했다.
 
작년 여름 큰 딸과 윈난성 여행을 하면서 평소 전혀 이용해 본적이 없는 순펑처를 타봤다. 도시간 이동은 기차나 장거리 버스를 타고 이동했었는데 시간 맞춰 기차역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 가야하고 내려서 또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순펑처는 우리나라 합승 콜택시 같은 거다. 미리 예약하면 예약시간에 숙소로 픽업을 온다. 4인승부터 8인승까지 꽉 채워 한 두시간 이동을 해서 숙소 근처까지 데려다 준다. 기차를 탈 때와는 다른 바깥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여행의 시간과 비용이 많이 줄어드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윈낱성 여행을 마지막 날까지 즐기고 싶어 늦은 저녁 비행기를 탔더니 푸동공항에 새벽 1시에 도착했다. 당연히 디디를 찍어보니 최소 280위안 이상이었다. 갑자기 같은 상하이인데 순펑처가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바로 떴다. 가격이 78위안 정도였다. 이게 왠 떡이냐 싶어 바로 예약했다. 
 
예상치 못한 멋진 세단 승용차에 젊은 청년 기사님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누군가를 푸동공항에 내려주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심야라 그런지 차도 안막히고 거의 50여 분 만에 집 앞에 도착했다. 가격도 차도 시간도 모두 만족스런 경험이었다.
 
홍차오 공항엔 왜 이런 시스템이 없을까 생각했었는데 어제 도착하고 택시를 타야하는 불편한 마음으로 표지판을 보는데 왕위에처 글자가 눈에 들어와 반가웠다. 언제부터 있었을까? 정말 세상은 아는만큼 보이는건지.
 
걍걍쉴래(lkseo70@qq.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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