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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블라인드 테스트 아시아 챔피언 소믈리에 周俊杰

[2013-05-20, 17:54:37] 상하이저널
[Whu’s Interview 2nd] 
“세상은 내가 아는 와인과 닮았다”
 
 -2012년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 아시아 챔피언 소믈리에 周俊杰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와인을 들이밀었던 적이 있다. 와인바 주인장과 작당을 하고서 그는 성격이 다른 네 종류의 와인을 고르고, 나는 역시 스타일이 다른 사진가 네 명의 작품을 골랐다. 스무 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사람들은 사진가의 사진을 보며 와인을 마셨다.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이 있었고 무거운 와인, 달콤한 와인도 있었다. 다큐멘터리 사진, 패션 사진이 있었고 파인아트 사진, 포트레이트 사진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맡겨진 숙제는 각자 네 가지 와인과 네 사진가의 사진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와인을 마시는 방법이 달랐고 사진에서 느끼는 것도 달랐다. 정답은 없었다. 와인과 사진의 조합은 사람마다 달랐는데 서로 자신들이 조합한 이유를 말하고 들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토성의 영향 아래 살았다는 한 사색가는 ‘역사가 오랜 예술은 어렵다’고 말했다. 역사가 오랠수록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그 예술 장르가 지나온 궤적을 온전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작은 변주를 알아차리는 순간 작품은 감동으로 덮쳐오지 않던가. 좋은 것은 그냥 보아도 좋다지만,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술에 대해 말한다면, 제대로 즐기기 위해 와인만큼 많은 공부를 요구하는 술도 없다. 와인을 공부하고 전하는 사람, 소믈리에를 만나 보기로 했다.
 
Sommelier, 저우쥔지에(周俊杰)
 
M_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周_상하이에서 태어났다. 싱가폴에서 호텔관리를 전공했고 샹그릴라 호텔이 속해있는 싱가폴 Traders 그룹에서 일하다가 2011년 상하이로 돌아왔다. 현재는 푸둥 샹그릴라 호텔 Jade(翡翠)36에서 소믈리에로 근무하고 있다. 알다시피 소믈리에의 가장 큰 업무는 손님에게 가장 어울리는 술을 추천하는 작업이다. 그 외 주류에 대한 일상적인 관리업무와 와인리스트의 관리, 스탭에 대한 교육 업무까지 내 영역이다.
 
M_어떻게 소믈리에가 되었나?
周_일하는 환경이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고 관심도 생겨났다. 선생이자 친구인 David Shoemaker의 클래스를 수강하고 스스로 공부하면서 점차 소믈리에가 되었다. 2012년에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 시합을 통해 아시아 챔피언이 되면서 주변에 소믈리에로 인정받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되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와인을 알기 전에, 와인이라면 그저 친구와 밥 먹고 차 마신 후 한 번씩 생각나는 것이 고작인 술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인은 내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되었다. 와인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M_한 가지 일에 깊이 관여하거나 오래 종사하면 자연스럽게 그 일이 사람의 틀이 된다. 일을 통해 세상을 보고 일을 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산다. 당신도 예외는 아닐 것 같은데, 어떤가? 와인으로 사람을 읽고 와인을 대하는 방식으로 일상에 대처하지는 않나? 와인을 통해 해석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周_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또 완벽히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나도 모르게 사물을 분석하고 있을 때는 꼭 와인을 맛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적당한 와인을 대입시킬 때도 있다.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와인을 생각하기도 하고 또는 그 사람을 닮은 와인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냥 보면 참 단순해 보이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꽤나 풍성한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세상은 내가 아는 와인과 닮아있다.
 
M_와인은 다른 술과 다른 어떤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는 것 같다. 어떤 특징이 와인을 다른 술과 차별화시키는 것인가?
周_우선 와인은 그 종류가 많다. 원료가 되는 포도의 종류와 그 재배 방식부터 다양하고, 좋은 와인이 시간과 함께 익어가는 것도 매력적이다. 와인은 자연의 산물이지만 한 병의 와인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한 가지 술 안에서 이루어지는 맛의 다양한 변주, 그리고 와인병 속에 숨어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와인을 특별한 술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마냥 어렵게 생각할 것은 아니다. 물론 전문가의 입장으로 말한다면 와인의 배경을 이해하고 즐기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술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라면 마셔서 유쾌하고 나를 들뜨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M_와인은 그 종류도 많은 만큼 그 성격도 다양하다. 당신을 닮은 와인을 꼽는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 와인이 겪는 시간처럼 당신의 시간이 흐른 뒤에, 당신은 어떤 와인을 닮고 싶나?
周_대답하기 쉽지 않은데, 괜찮다면 한 병의 와인보다는 포도의 종류로 말하고 싶다. 나는 대범하지도 않고 매사에 거침없이 나아가는 성격도 아니다. 조금 더 세밀한 부분에 주목하고 섬세한 감정에 치우친다. 나는 ‘피노누아(Pinot Noir)’ 품종이 좋다. 이 포도는 단순한 듯하면서 복잡하고 성숙시키기 어려울뿐더러 성장에서 수확까지 한결같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까다로운 품종이다. 그러나 그 숙성의 힘은 놀랍다. 절대적으로 우아한 동시에 힘이 실린 맛에는 과일향이 깃든다. 나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의 끊임없는 공부와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피노누아처럼 익어가고 힘을 실어갈 것이다. 중국의 와인 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지켜봐 주기 바란다.

소믈리에 저우쥔지에(周俊杰Henry Zhou 27세)는 푸둥 샹그릴라 호텔 36층, Jade36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글: Mark Ban
 
Mark Ban : 사진 작업 공간 Space Whu와 사진커뮤니티 fshanghai를 꾸리고 있다.
forgogh@gmail.com
www.spacewhu.net
www.fshangh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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