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R&D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하는 선에서만 운영돼 온 중국 R&D센터를 글로벌 마켓 공략을 위한 전초 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보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올해만 2000명이 넘는 연구 인력을 채용한다. 중국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98년 단 24명의 연구원으로 시작했던 마이크로소프트 베이징 연구소도 현재 200명 수준인 인력을 올해 8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IBM은 '보이스 모핑' 기술을 중국 R&D센터에서 개발중이다. '보이스 모핑'은 IBM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 R&D센터를 확대하려 하는 것은 중국이 가진 여러가지 인센티브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00년만 해도 R&D 부문에 투자하는 비용이 111억달러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94억달러까지 늘었다.
중국 정부는 더 나아가 오는 2020년까지 R&D 투자 비용을 GDP의 2.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경제를 한 단계 더 도약하게 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구 12억명에 달하는 중국이 그 자체로 충분히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중시하는 이유다.
여기에다 매년 수만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이 쏟아지고 이들을 고용하는 데 드는 인건비 역시 상대적으로 싸,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기업들이 중국을 R&D전략기지로 삼자, 하버드대학 등 미국의 명문 대학을 졸업한 중국인들의 유턴 현상도 뚜렷하다. 성장이 정체된 서구권 보다 역동적이고 기회가 많은 중국 시장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와 기업, 연구인력들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중국 R&D 산업의 전망이 한층 밝아지고 있다.
WSJ은 그러나 중국의 열악한 특허, 지적재산권 문제는 여전히 기업들의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