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100% 온전히 자기 자금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극단적으로 말해서 `사업'과 `사기'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일이 잘되면 `사업'이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투자자에 금전적 피해를 입히거나 뜻한 바(?)가 투자자금이라면 `사기'가 되는 것이다. 고의적 과실로 일을 그르친 것이 아닌 경우, 조금은 온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줄 수도 있겠지만 `고의적 과실'의 한계라는 것이 명확하지도 않은 데다가 사업을 핑계로 중국 땅에서 너무나 자유자재로 `사기 행각'을 즐기는 P씨를 보면 `온정'이란 `사'자 들어가는 일에 베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P씨와의 `악연'은 몇 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혹자는 `남의 돈'만 건드리지 않으면 사기라 할 수도 없다고 하지만 `돈'을 대가로 노동을 제공하는 샐러리맨에게 있어 노동의 대가 미지급은 당연히 `남의 돈 착취', 즉 `사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이 같은 경우를 당하고 나서 이를 `재수'탓으로 돌리며 P씨와의 악연을 떨쳐버리고자 했다.
그러나 P씨가 내뿜는 `포스'는 이 넓은 중국 땅에서도 그야말로 빛을 발한다. 저 멀리 산동성에서 이곳 상하이에서와 같은 종류의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급기야 얼마 전에는 비즈니스로 만난 강소성의 한 중국인 파트너로부터도 P씨의 소식을 듣게 됐다. P씨는 `대단한' 한국인 투자자로, 한국인의 진출이 비교적 적은 지역 도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신선한 인물로 부각되어 있었다. 그 지역에서는 꽤나 큰 사건으로 매체에도 오르내린 모양이었다. P씨는 몇 해 전에도 중국 당국과의 `꽌시'를 운운하며 투자자를 모집한 적이 있었다. 비즈니스 파트너인 중국인 관계자를 비롯해 그 지역인에 있어 `P씨'는 곧 `한국인'일 것임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과 함께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참으로 걱정스럽기도 하다.
`사업'과 `사기'는 종이 한 장 차이이다. P씨에 고한다. 제발 진정한 `사업'을 하기를! `한국인 이콜 사기꾼'의 멍에를 중국 땅에서 뿌리 내리고 자리잡아가는 대다수의 신용 있는 한국인이 뒤집어 쓰는 일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한국도 중국도 아닌 지구 밖으로 영원히 떠나주기를!
▷정미란(miranjeong1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