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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건축의 아름다움을 위한 독재

[2006-03-14, 22:56:02] 상하이저널
[김승귀의 건축 이야기]
상하이 건축의 아름다움을 위한 독재

싱가포르는 가장 잘 정비된 도시 건축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많은 건축평론가들이 가장 비난하는 현대 도시들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철저한 통제하에 유지되는 박제와 같은 도시라는 것이다. 지금 상하이에도 도시 미관을 위한 통제와 관리가 한창이다. 특히 개발상들의 상업주의와 맞물려, 심지어 어느 신축 아파트에서는 현관문 자물쇠 조차도 미관상의 이유로 그 교체를 불허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리의 가래침 자국은 여전하다 못해 더욱더 극성이다. 모순이다. 건축은 원래 헤비테이트, 즉 습관을 수용하는 물질적인 현상체의 하나이다. 그리고 그런 습관들이 확산되어 보편성을 이룰 때 우리는 그것을 건축문화라고 일컫는다. 소위 거리에 침 뱉는 습관이 문화라고 불리우지 못하는 이유는 그 보편적 인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도시건축은 그런 습관들 조차도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수용의 대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현대 도시의 건축은 ‘중재’의 역할이 가장 큰 사명이기 때문이다.

런던의 어느 빈민가 도로에 들어선 공중화장실에는 그 바로 옆에 꽃집이 같이 붙어있다. 화장실의 향기와 꽃 향기,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꽃집은 화장실의 물을, 화장실은 꽃집의 향기를 얻는다. 꽃집 주인장은 공중 화장실에 들리는 시민들 덕택에 매상이 짭짤하다. 그래서 그 꽃집 주인장은 화장실을 자기집처럼 맨날 청소하고 가꾼다. 결국 그 작은 공중화장실 프로젝트는 그 빈민가 전체를 바꾸게 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고, 일약 유명 건축물로 널리 알려져 관광객들의 발길마저도 끊기게 되지 않게 되었다 한다. 소위 점유와 소유의식을 지혜롭게 혼용하여 설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도시건축이다.

사실 현대 도시 건축의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분명히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내 집은 깨끗하게 해도 잠시 머무르게 되는 점유 공간은 내 몰라 라 하기가 일쑤일터. 특히 여기 상하이는 페미닌적인 자기 소유의식이 강한 도시이다. 그러므로 도시 공공건축에 대한 소유의식은 상당부분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더 철저한 통제와 관리를 선택하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범법자만 생산하는 것 보다는, 화장실의 악취도 좋은 건축을 위한 아이디어로 바라볼 수 있는 중재의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사실 현대 도시만큼 아이디어와 소재들이 풍부한 곳이 없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 특히 여기 상하이는 그런 화장실의 악취처럼 가능성 있는 중재의 대상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다만 우리는 그것들을 무시하고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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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가 AIDIA 국제학회 평론위원장 및 편집장. 도시매거진 ‘시티몽키’의 창간 및 편집주간. 현 동제대 객원연구원. wanswort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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