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 가난 때문에 고향을 등진 이주민들이 뿌리를 내린 중국 길림성의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족의 전통을 간직한 이곳이 자치주가 된 지 올해로 55주년을 맞았다.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이곳에서 익숙한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의 소수민족으로서 힘겹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켜온 결과다.
KBS 1TV의 <다큐멘터리 3일>은 20일 오후 10시 조선족들이 추석에 버금가도록 크게 쇤다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가장 큰 명절인 9.3민속축제(매년 9월3일)를 들여다본다.
지난 시절, 어렵게 이 땅에 뿌리내린 개척민 1세대들의 땀방울은 조선족 최대의 명절 `9.3명절'이라는 특별한 날을 만들어냈다. 이 날은 조선민족이 중국에서 자치 권리를 획득한 것을 기념하는 명절로, 이 곳 사람들은 우리 민족의 긍지로 여기는 뜻 깊은 날이다. 제작진은 또 백두산 가는 길목의 `경상도 마을'을 찾아 70년 전통의 조선족 마을이 이제는 `민족단결 시범 촌'으로 지정돼 조선족과 한족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모습도 담았다.
이곳에 사는 경남 산청 출신의 안경순 할머니(75)는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 많이 했죠. 그런데 그 때는 돈이 없어 못 갔지요. 지금은 또 이렇게 늙어서 가지 못해요*라고 말한다. 비록 중국에 살고 있지만 언제나 마음은 한국의 고향에 가 있다는 것. 제작진은 `9.3민족축제'를 앞둔 조선족들의 특별한 72시간을 통해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보여준다. 본지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