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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라이프 -아줌마 이야기-

[2007-10-01, 01:03:01] 상하이저널
잠시 상해를 떠났다. 한국에서 몇 달 간 머무를 예정이다. 따라서 상해 아줌마로서의 자격을 자연스레 놓아야 할 것 같다. 상해로의 복귀가 다시 이루어질 때 이 지면을 만나야 할 것이다. 근 2년 간 이 글을 쓰면서 삶을 진정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을 만날 때 마다, 여러 일들을 대할 때마다, 생명 없는 사물을 두고도 이리저리 곰곰이 사고하는 삶의 깊이를 더해 낸 고마운 지면이다.

아무튼 난 지금 한국에 있다. 딸들 곁에서 그들을 돕는 수험생도우미로 말이다. 10여 년이 넘게 외국 생활하다가 새롭게 국내생활에 적응 하기가 수월하지가 않다. 무엇보다도 물가의 차이가 나를 아주 버겁게 한다. 중국에서의 인민폐 100원은 그런대로 쓸 만했다. 물론 요즈음은 이전에 비해 상해의 물가도 만만치 않지만 과일이며 야채등속을 사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돈 10,000원 갖고는 시장도 갈 수 없다. 게다가 외출 할 때 필수품으로 비닐봉지나 헝겊 장바구니는 꼭 챙겨야 한다. 어디서든 물건을 산 후 봉투구입은 별도로 해야 된다. 익숙지 않아서 아무 생각 없이 나갔다가 몇 푼 안되지만 봉투를 따로 구입 해야 되는 낭패를 보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자원을 아끼고, 있는 것을 여러 번 다시 쓰는 소중한 문화가 정착이 된 것인데 나로써는 영 어설픈 것이다.

게다가 무슨 카드가 그렇게나 많은지 중국에서도 이런 저런 카드가 익숙지 않아서 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을 나만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닌지 은근히 불안 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카드 적립은 내 마음에 흡족했다. 얼마 전 식빵을 사다가 적립카드가 무엇인지, 계속 이렇게 사용만 하지 무슨 혜택을 보겠냐고 물으니 적립 포인트가 3000점이 넘으니까 원하시면 3000원어치의 빵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인트가 혜택이 되어 돌아 온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몇 개월만 이렇게 산다고 생각하니 정말 꼭 필요한 먹거리 정도만 사게 되고, 이런 저런 기본 생필품 이외에는 눈요기로 족하게 된다. 알뜰 살림의 방법을 새롭게 터득해 가는 것이다. 야채 살 때 담았던 팩 이용하여 서랍장 속 정리에 이용하기, 핸드폰 전화보다는 문자 메시지 이용하기, 되도록이면 하나 사면 두 개 덤으로 주는 상품 구입하기, 냉장고에 있는 식품 먼저 이용하기 등등

살아오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 사고 쓰면서 많이 낭비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나그네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이것 저것 갖추어야 할 것이 별로 없다. 우리네 인생이 어찌 보면 나그네 인생이 아니던가. 움켜쥐고, 더 많이 가지려고, 내 놓지 않으려고 하는 삶의 태도를 다시금 반추해본다. 아! 언제나 이러한 삶에서 초연할 수 있을까.

잠시 이 곳에서 생활 하면서 삶의 단순성을 배워보리라. 내 안의 것을 자꾸 비워내야겠다. 단순한 삶의 아름다움을 체험해 보고 싶다.

▷진선정주부
(cmh888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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