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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학교 유학생활 6년을 돌아보며

[2007-10-09, 21:56:19] 상하이저널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신세가 되어버린 일부의 중국 유학생들, 살아남으려면 혁신이 필요하다. 이 글을 쓰는 필자는 현재 이우에 있는 이우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한국대학 진학을 위해 특례준비를 하고 있는 수험생이다. 3학년에 발을 들인지 이미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갔고 그 시간 동안 인터넷을 통하여 한국으로의 진학요강을 대강 둘러본 결과 그간 소식이 없던 `회의감'이 불쑥 나를 찾아왔다.

대학들의 입시요강 요지는 너무나도 명백하고 간단하여 우리에게 오해의 여지도 허락 하지 않는다. 대학들은 우리 중국 유학생들의 상황을 너무나도 쉽게 간파해 버렸으며 그 중 어느 대학들은 중국 현지학교의 학업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식으로 판단하고 있다. 뭐 물론 필자 자신 또한 이에 대해선 반론의 여지가 전혀 없음은 기정 사실이다. 미국의 예가 그렇듯 유학생의 성공은 한정되어 있는 숫자들의 소유이지 상대적으로 인원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즉 100명이든 1천명이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유학생'의 수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 생각 한다.

이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의 유학생 상황은 너무나도 참혹하다. 특히 이우같은 경우 타 대도시들처럼 교육이 본연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에 자연스레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더더군다나 이우에서는 현지 학교를 다니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회에 동화 되는 것이 초입자들이 가장 먼저 거쳐야 하며 또한 꼭 통과해야 하는 대목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의 신분으로서 또한 한때 사회적 동화에 배타적으로 반응함으로써 부작용을 겪은 경험자로서 여타 학부모님들과 현지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후배님 들에게 실패를 통해 깨달은 값진 경험을 나누어 주고자 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 한가지, 이곳에서 살아 갈 때의 마음가짐이다. 이우 등을 비롯해 중국에 상주 하는 모든 한인들이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이기도 하다. 여기서 마음가짐이란 우리의 시선을 의미 하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아니 거의 절대 다수에 해당하는 분들이 우리 자신을 선진국 국민으로 인식하여 애초에 중국국민(개도국국민)과 차이를 두는데 이것이 우리를 이 땅에서 애물단지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 생각 한다. 일단 이런 마음가짐을 지니게 되면 모든 중국인들의 실수나, 우리와는 다른 생활 문화 습관들이 중국이라는 국가의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서 객관적으로 바르지 못한 기준으로 국민 전체를 저울질 하게 된다.
문제는 이 저울질의 기준이 우리 자신이 아니고 우리의 관념, 즉 한국사회에 의해 주입 되어진 습관이라는 상식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 자신도 그 관념을 기준으로 볼 때 절대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 즉 자기 자신은 어떠한지 모르는 채로 맹구를 비난 하는 옥동자와 같은 처지인 것이다.

로마에 갔으면 로마법에 따르라는 말은 이미 글로벌 사회에선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중국인들을 우리들의 기준에 맞추어 비교하는 것이다. 그럼으로 인해 사소한 무지에서 발생하는 것들도 개인의 교양의 문제로 여겨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중국으로부터 한걸음 멀리 떨어 뜨려 놓는다.
초기 유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을 받아들이고 사회에 동화 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앞서 밝혔는데 만일 위와 같이 객관적인 기준 없이 이 사회를 평가해 나가기 시작 한다면 자신의 기준에 안맞는다는 이유로 하류 취급이 당연시 되고 외부 환경과는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그 `하등'사회로부터 격리 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필자 자신도 겪었듯이 수많은 부작용을 겪게되고 부정적인 결말로는 초기의 목적과는 상관없이 중국에서의 한인들만의 사회를 꾸려 감으로서 마지막까지도 `왕따'로 남는다.

현지 청소년들의 사상과 거의 맞닿아 있는 필자의 시선으로 볼 때 사회적으로나 학업적으로나 `왕따'는 결코 보기 좋지 못하다. `왕따'를 벗어나기 위해선 중국에 발을 디딘 그 순간부터 한국에서 지니고 살아 왔던 집단이기주의, 단체주의는 모두 벗어 버려야 한다.
우리는 한국인이기 전에 지구촌 시민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현지인들을 바라 볼 때에도 `중국만 아니면 진작에 눕혔을' 혹은 `고작 한번 스치고 지나 가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나와 같은 땅을 딛고 사는, 나와 같은 물을 마시고, 같은 공기를 마시는 사람으로서 또 다른 동질감을 유발해 내야 한다.

이럴 때 비로소 부작용 없는 현지 적응이 이루어지고 현지 적응을 통해 새뿌리를 내린 우리들도 크고 단단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현지학교 유학생활 6년을 돌아보며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다.

▷김한주(이우고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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