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도 한국인이 늘어나다 보니,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한국말을 듣고 깜짝 놀라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냥 한국말을 사용하는 차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욕을 한다던지, 듣기 민망한 말을 한다던지 할 때면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람으로서는 민망스럽기가 그지 없다.
구베이 까르프는 워낙 한국 사람들도 이용하다 보니 한국인가 싶게 한국 사람을 자주 보게 되는 곳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안하무인으로 욕을 하곤 하는 한국 사람들을 볼 때가 가끔 있다. 어찌나 험한 욕을 하곤 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까봐 얼굴이 화끈거릴 때까지 있다.
며칠 전만 해도 그렇다. 친구와 수다를 떨며 택시를 기다리던 아가씨들보다 훨씬 앞으로 택시가 서면서 승객이 내리자 그 앞에 있던 다른 사람이 택시에 탔다. 택시를 더 오래 많이 기다렸는지는 모르지만 예쁘기 꾸민 옷차림과는 달리 입에 담기 힘든 육두문자를 사용하며 한국말로 욕을 하는 것을 들었을땐 내가 나도 모르게 주위를 살피게 되었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다른 사람들이 욕을 못알아 듣는다고 생각한 건지, 알거나 말거나 욕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나 능숙하게 욕을 뱉어내던지 평소에도 이렇게 욕을 하고 다니지 않았나 의심까지 들 지경이었다. 한국말을 모르는 중국사람이나 외국인들이야 느낌상으로만 좋지 않은 말을 하겠구나 짐작할 것이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한국사람만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당장 주위를 돌아봐도 중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워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경우도 많고 유럽인들도 깜짝 놀랄만큼 한국어를 구사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중국내의 조선족들까지 생각하면 중국 상하이가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고 생각하고 마구 욕을 내뱉을 곳은 아닌것이다. 남들이 알아 듣지 못하더라도 욕은 안해야 되지만 젊고 예쁜 아가씨 입에서 나오는 말이 온통 육두문자라면 곤란하지 않은가?
욕뿐만이 아니다. 제발 한국 아저씨들, 엘리베이터 안에서 KTV 아가씨가 어떻고 비아그라가 어떻고 하는 말은 하지 말아 주길 바란다. 주위를 돌아보니 모두 말 못 알아듣는 중국인인 것 같아서 그런 말을 했다고는 하지 말자. 이런 말을 내뱉는 순간 얼굴과 말이 당신이 중국인이라고 생각한 주변 사람들에게 입력된다. 상하이에서까지 어글리 코리언으로 한국사람 망신 시킬 일은 없지 않은가.
▷박민영
(minyoungp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