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에서는 ‘여대생 가정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몇년 전부터 대졸 출신 고학력 ’바오무’(保姆·가정부)가 등장한 데 이어 대학생들도 가정부 일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쓰촨(四川)성 같은 지방정부는 약 160만 위안(약 2억여 원)의 기금을 만들어 ’촨메이즈(川妹子)’라는 브랜드까지 만들어, 대학생들의 바오무 취업을 지원하는 구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이 시작되자 34명의 ’촨메이즈’가 베이징에 도착,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3월 개학과 더불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촨메이즈는 지난 2004년 봄 56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여름에는 661명이나 베이징에서 바오무 경험을 했다. 이들 중 40여 명은 아직도 가정부 일을 하고 있다.
전국인민대표회의 참석차 북경에 온 쓰촨성 궈용샹(郭永祥) 부성장은 지난 7일 20여 명의 ’촨메이즈’들을 찾아 격려하면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여대생 바오무들이 인기를 끌자 가정학을 전공한 남자대학생들도 바오무에 자원하고 있다.
지난 1월 7일 허베이(河北)성의 허베이공업직업기술학원(대학) 가정과에 재학 중인 14명의 남자 대학생들이 베이징에 도착, 바오무가 됐다. 이들은 베이징의 한 가정복무서비스회사 요청으로 두 달간의 가정부 실습에 참가했다.
대학생 가정부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일반 가정부들과 달리 이들은 대학에서 가정관리와 요리 등의 기본적인 가사서비스는 물론 어린이와 노인돌보기, 영어 등 과외지도와 사무비서 역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실습생들인 이들의 임금은 800위안~1천 위안에 불과하다. 실습기간이 끝나면 2천 위안 이상 받게 된다.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중국 대학생들로서는 괜찮은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이번에 베이징에서 바오무 일을 한 해외비서전문대학 2학년인 호우(候) 양은 "농촌가정에서 연간 5천 위안의 학비는 부담스럽다. 베이징에서 시야을 넓히고 학비 부담을 덜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가사관리와 요리는 물론 과외와 비서 일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학력 여대생 바오무 등장에 누구보다도 ’소황제’를 키우고 있는 고소득 가정들이 쌍수를 들고 반겼다. 이들이 베이징에 도착하기 일주일 전에 이미 예약이 완료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여대생 바오무들이 일반인들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가정부 일을 경험한 적잖은 대학생들이 졸업 후 직업으로 가정부를 택하는 것에는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생들에게 가정부는 심리적으로 기피하고 싶은 직업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여대생 가정부’가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현상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