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적한 오후 아내와 함께 마오덴의 농장에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출입문을 나서는 순간 친숙한 향기가 은은하게 코끝에 와 닿는다. 첫 꽃이 지난 태풍에 지고, 삼사일 전부터 새로 피기 시작한 진꾸이화(金桂花, 금목서의 꽃)의 향이었다.
꾸이화는 일년에 세번 피는 꽃이다. 지금 두번이 피었으니 이 꽃이 지고 조금 있으면 다시 마지막 꽃을 피울 것이다. 전부터 중국 친구로부터 이우에 200년 이상된 금목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갑자기 생각을 바꿔 거기로 가기로 맘을 바꿔 먹었다. 불당 시내를 지나 주유소가 있는 사거리에서 마오덴 방향이 아닌 진화 방향으로 2km 정도 직진하다 유턴하여 倍磊四村으로 진입, 마을(寺口村)을 통과하여 오른쪽 저수지길로 올라가서 저수지를 끼고 한 참을 지나다 보면 작은 동네를 만나게 된다.
차 창을 열고 동네 한 복판에 이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은은한 향내가 온 사방에서 퍼져 나온다. 시골 할머니 곁에 한가로이 거니는 토종닭 두마리가 한적한 전원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해주고 온 동네 진한 향기를 내뿜는 정자나무가 바로 우리가 찾는 유토피아가 아닐지......
두 그루의 나무가 합쳐져서 한 그루가 된 것을 연리목(连理木)이라 하며 뿌리가 합쳐진 것과 줄기가 합쳐진 것 두 종류가 있으며, 가지가 합쳐져서 하나가 된 것은 연리기(连理枝)라 한다. 두 그루의 진꾸이가 하나 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남녀가 서로 만나 하나되어 부대끼고 의지하며 사이 좋게 살아가는 모습과 너무 유사하여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여기와서 연리목을 보고 꼭 이루고 싶은 사랑을 이루어 보세요. 그리고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건장한 자태를 뽐내며 온 동네를 지켜주는 그런 정자나무가 되어 보세요."
줄기마다의 형태가 백두산의 미송을 닮아 미끈하게 쭉 빠졌고 건장한 청년의 종아리처럼 힘차게 빠진 모습이 가슴을 떨리게 한다. 작은 줄기에 매달린 등황색의 진꾸이 꽃은 마치 노랗게 익은 은행이 주렁주렁 달린듯한 모습이 이채롭다.
가까이 이파리를 찍은 광경은 대추나무 꽃이 활짝 핀 모습과 비슷하기도 하고 벌꿀이 나뭇가지에 노랗게 매달려 있는 형상을 취하기도 한다. 귀부인이 꽃을 따서 말려, 비단주머니에 싸서 옷깃에 지녀 잠자리에서는 최음제로도 썼다는 꾸이화(桂花), 꼭 한 번 가보기를 권한다.
▷ 이송용(이우한글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