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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상하이에서 자전거 타기

[2007-10-16, 03:07:03] 상하이저널
중국에 온지 3달이 다 돼간다. 이제는 생활도 익숙해지고, 주말이면 근처 여행도 가고, 중국 친구도 생김에 지내기 불편함이 없다.

다만 몰라보게 달라진 이 배 둘레를 빼면 말이다. 처음 와서는 이 곳 저 곳에 불려 다니며 색다른 음식을 맛볼 기회가 많아 그 맛과 문화에 신기해 하며 열심히 먹었다 물론 중국 음식이 대부분 기름진 음식이라 설사도 많이 했고, 적응하기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웬만한 것은 다 잘 먹는 편이다. 타지에 왔으니 건강해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선 잘 먹어두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먹었던 것이 이렇게 낭패를 볼 줄이야.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순간, 간만에 만났던 지인에게서 얼굴이 몰라보게 동그래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어난 살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식사 조절로 만으로도 빼기는 늦었었다. 그리고 사실 문 앞에만 나서면 맛난 먹거리들이 나를 유혹해 조절도 쉽지 않았다.‘어떻게 해야 하지, 중국 아가씨들은 날씬하기만 한데 난 이곳에 와서 더 살이 쪄버렸으니’이런 후회와 자책 속에 난 운동을 하리라 다짐했다.

회사 점심시간에 틈을 내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하고, 가까운 거리도 이왕이면 손을 휙휙 내저으며 걸었다. 그래도 왠지 모자라고, 매일 회사에 앉아만 있어 효과가 더뎠다.
그래서 연구 끝에 시작한 것이 자전거 타기다
없는 시간 졸린 눈을 비비고 운동하러 나가기가 벅찼던 나는 자전거를 구해, 40~50분 거리의 출 퇴근을 자전거로 오가기로 했다. 사실 지금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땀을 흘리고, 시원하게 달리며 벌써부터 기분이 가볍다. 왜 진작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기분 좋은 자책까지 하며 말이다

그러나 효과도 만점에 아침저녁 기분도 좋아지는 이 자전거 타기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살벌한 상하이 교통을 헤집고, 그 사이사이를 잘 통과해야만 집으로 도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매우 조심해서 아무 탈 없이 왔으나, 며칠이 지나 방심한 탓인지 몇 번이고 넘어졌다. 앞에 오토바이가 들이닥치기도 하고 옆에서 버스가 밀며 들어올 땐 겁이 나서 자전거를 버리고 도망가고만 싶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이젠 사람이 없는 넓은 인도를 찾아 다닌다.

그래도 어쩜 그렇게들 무섭게 운전을 해대는지, 상하이의 차 중심 교통문화는 걸어서 신호등을 건널 때도 그리고 인도에 바싹 붙어 자전거를 탈 때도 두렵기는 매한가지다.
선진국이란 경제나 정치적인 역량뿐만이 아닌 국민들의 시민질서가 제대로 지켜지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안 본다고, 그리고 다들 그렇게 한다고,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건넘에도 빵빵대며 달리고, 작은 접촉사고에는 도망부터 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라면, 아직 선진 문화가 되기에는 멀었다.

이렇게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행위는 중국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이 곳에 와서 자신들의 고국에서 제대로 지켰던 준법정신을 퍼트리는 것이 아닌, 로마에 오면 로마에 법을 따르려는 것인지, 이 곳 사람들과 동화되어 마구 차를 몰고, 또 이제는 안전벨트는 장식으로만 생각하는 한국 교민들이 늘고 있는 것 같아 더 아쉽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보호받기 원하고, 그리고 안전한 곳에서 파란 신호등에도 긴장하며 건너기를 원치 않는다면, 우리부터 다시 한번 각성할 필요가 있다.

상하이가 국제적인 도시, 정말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이 곳에의 교통법규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다.

▷ 조윤정 (jeng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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