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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진 칼럼>극냉탕. 극열탕과 온수를 마시는 문화 차이

[2007-10-23, 02:01:00] 상하이저널
중국인은 차를 마시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아니 거의 우리가 물 마시는 것과 같은 수준의 일상생활 양식이다. 그런 차는 우선 뜨거운 물을 붓고 차를 그 위에 띄우는데 (우리는 이 순서도 성질이 급해 반대로 한다) 그 차 잎이 다 가라 앉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게 되는데 중국인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 차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릴까?

그 차가 다 가라앉고 뜨거운 물이 그 동안 어느 정도 식어 차 잎이 한 두 잎 떠 있는 것을 불어 마시면 차는 그리 뜨겁지 않게 된다. 중국인의 기다림과 중용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그리고 밥을 먹고 물을 잘 마시지도 않지만 중국인들은 물을 마실 때 온수를 마시지 차가운 물이나 뜨거운 물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심지어 콜라나 맥주도 날이 선선해지면 미지근한 것을 마시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하게 된다. 샤워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는 약 35도 이하의 온도를 선호한다. 그리고 잘 지켜보면 사우나에서도 뜨거운 물에는 발을 담그기가 무섭게 도망 나가기 일쑤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도 아니면 모다. 우선 우리는 차를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음료수는 아주 뜨거운 커피나 아주 차가운 캔 음료를 매우 선호한다. 한 여름에는 차가운 음료수라도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수는 그 차가움이 덜해 선호도가 낮다고 한다. 겨울에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냉장고에 보리차를 넣어놓고 밥을 먹고는 바로 얼음 같은 물을 마신다. 중국인들은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매우 당황하는 것을 필자는 많이 보았다. 목욕탕에 가서도 우리는 `열탕에서 냉탕으로, 냉탕에서 열탕으로'를 반복하면서 목욕도 마치 다른 사람과 전쟁이나 경쟁을 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점을 보면 중국인과 한국인은 완전히 종이 다른 동물로 보인다. 인간으로 분류하기에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의 생활에서는 우리의 생김새나 역사로 인해 서로가 같은 것으로 오해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보니 서로에게 실망을 하고 서로를 무시하거나 미워하게 되는 것을 필자는 너무 많이 목격하게 된다.

서로를 매우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고 처음부터 배우려는 이해하려는 출발점에 서면 마라톤을 하듯 장기적으로 미래를 보게 되는데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이 서로를 알려고 하니 거리는 42.195킬로미터나 되고 너무 지쳐 서로 짜증이 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서로를 모른다는 假定, 서로의 문화를 몰라 배우려는 姿勢, 서로를 사랑하려고 다가서는 愛情, 이 세 가지는 우리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중요한 개념이 된다.
중국인이 시끄럽다고 욕하지 말자.

어떤 대만인이 필자가 한국인인줄 모르고 한국인은 너무 시끄럽다고 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자기들도 똑같으면서 말이다. 그러니까 사람마다 모두 다른 것이지 한국인은 조용하고 중국인은 시끄럽다는 관념도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어느 중국인보다 더 목소리가 커서 지인들에게 자주 지적을 당하는데 그것도 필자에게는 경쟁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인이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안 들어간다고 무시하지 말자.

그들은 우리가 냉탕과 열탕을 오가는 것을 보고 곧 죽을 수도 있다고 긴장을 한다고 한다. 필자도 어려서 필자의 아버님이 그러는 것을 보고 항상 걱정했던 것이 생각난다. 문화의 차이는 바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곳에서 출발을 한다.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그 사랑의 유효기간 동안은 나쁜 것도 좋아 보이게 되고 그 기간을 거치며 정이 생겨 나중에는 가족이 되어 무덤덤해 지는 부부지간처럼 우리도 그런 중국인과 한국인 사이가 될 수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우리가 지금은 중국인보다 경제적으로 조금 앞서 있지만 그것을 조금 낮추어 그들에게 다가가고 그들 조차도 힘들어 하는 일을 우리가 앞서서 봉사하고 도움을 준다면 우리와 그들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돈독한 중국인과 한국인의 사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1세대들이 잘못한다면 거꾸로 쉽게 최악의 커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금부터라도 중국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컴퓨터를 처음으로 되돌리는 포맷을 하듯이 다 지워버리고 새로 그들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은 10월1일 중국의 7일 장기 휴무가 시작되는 첫날이다. 필자는 소주공업원구의 금계호(金鷄湖) 안의 아울렛 매장을 오픈하러 출장을 와 있다. 중국인들의 열정과 발전의 미래를 필자는 이곳에서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과연 이곳이 중국이 맞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이곳에 와서 이곳의 발전과 이곳의 계획된 도시를 본다면 아마도 앞으로 중국과 중국인을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우리와 그들이 어디가 틀린지, 그것을 알아보고 그것을 이해하는 작은 습관으로부터 중국을 이해하기를 제안해 본다. 7일간의 휴무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쉬지도 못하고 출장을 와서 더군다나 밤에는 컴퓨터를 부여잡고 자판을 두드리는 필자의 고역을 독자 여러분들은 이해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필자가 그래도 밤 1시가 넘은 이 시간에도 이 짓을 하는 이유는 얼마 전 민망하게도 옷도 입지 않은 상태로 사우나에서 마주친 어느 독자분이 필자의 칼럼을 통해 도움이 많이 되신다는 한 마디와 인사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필자의 아들이 옆에서 그 광경을 목격하고 아마도 아빠가 자랑스러웠는지 나중에 그 일을 물어 보았다.

그날 그 독자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필자도 이 기회에 여러 독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항상 필자를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이다. 우리 모두 중국에서 성공하는 날까지 여러분들에게 항상 작은 힘이 될 것이라 오늘도 다짐해 본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lchjlee@hanmail.net    [이학진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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