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돌아왔다. 8년 전 `해금 연주'로 상하이에 거주하던 한국 교민과 중국인들을 감동의 눈물로 몰아 넣었던 김은정씨가 해금 연주가로 우리 곁에 다시 돌아온다.
당시 상하이 교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의 밤> 행사에서 김은정씨의 해금 연주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는 맑고 애절하게 선율이 끊길 듯 이어지며, 가슴 속의 근원적인 슬픔까지 끄집어 내어 연주를 듣던 청중들이 국적을 막론하고 모두 울어 버리고 말았다는 전설 속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동안 결혼을 하고 육아에 집중 하느라 연주회장에서 만나보지 못했지만 올 연말부터 다시 한국문화 알림이로 돌아 올 예정이라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김은정씨가 해금을 전공하게 된 것은 예술 고등학교 시절. 절대음감을 지닌 그녀에게 국악 연주자인 사촌오빠는 해금을 추천했으나 당시에는 국악에 관심 없었다고. 그러나 우연히 찾아간 해금 연주회장에서 해금 연주소리가 김은정씨에게 꿈결처럼 다가왔고 그 소리에 반해 대학에서도 해금을 전공하였다. 졸업 후, 상하이에 사는 언니에게 놀러 왔다가 그만 상하이의 변화 무쌍함에 반해 상하이에 정착하게 되었다니 `해금'처럼 `상하이' 또한 운명인가 보다.
상하이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한국인임에도 한국 전통문화는 교과서나 TV 속으로 접하는 것이안타깝기만 하다는 그녀는 그래서 상하이에서 아이들에게 국악동요나 국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싶다고. 그동안 해금 연주나 국악을 배우고 싶다는 요청은 많았지만 악기 조달 문제 등 여러 문제로 망설였지만 막상 아이를 직접 키워보니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갈증이 커진다는 것이다.
결혼 전 상해한국학교 학생들에게 한국 전통음악을 특강하기도 하고, 중국 청소년들에게 한국문화예술을 지도하던 그녀의 이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심금을 울리는 그녀의 전설같은 해금 연주소리가 상하이의 아이들에게 한국의 소리로 다가 서기를 기대해본다.
▷나영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