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DS 와의 전쟁"

[2007-11-26, 23:00:04] 상하이저널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아이, 아침에 눈을 뜨면서 중얼거리는 첫마디는 `나 뭐할까?'이다. 엄마가 아무 반응이 없으면 부엌으로, 거실로 계속 따라 다니다 급기야는 "엄마, DS하면 안되요?*한다. 벌써 DS에 중독된 아이의 첫 하루 일과이다.
아침에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지 않고 벌떡 일어나는 것도, 알고 보면, 학교 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DS를 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다. 친구들이 하나, 둘씩 가지기 시작하면서, 우리 아이도 갖게 된 이 DS가, 이 괴물이 요즘, 엄마와 아이의 제일 큰 언쟁의 원인이 돼 버린 것이다.
처음 구입 했을 시엔 그야말로 약발이 확실했었다. 숙제 다하고 나면, 피아노 연습 다하고 나면, 혼자서 밥 다 먹고 양치질까지 다하고 나면, 이런 저런 조건부가 확실한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밖에 나가 잘 놀려고도 하지 않고, 어쩌다 나갈 때에도 이 괴물 DS는 꼭 챙기려 든다. 아이 얘기로는 놀이터에서나, 학교 가는 길에 친구나 형들을 만나면 십중팔구가 DS와 DS 팩 얘기란다.
우리 아이만 없으면 기 죽을까 싶어 사주기 시작한 Game boy, 친구의 DS를 보고 `나도 갖고 싶다'며 무척이나 부러워하기에, 친구 것 한번 해보고 싶어서 목을 쭉 늘여 뜨려 쳐다보는 모습이 보기에 안타깝고 안스러워 사 준 것이 그만, 엄마와의 언쟁의 괴물이 될 줄이야...
`버틸 수 있는 만큼 버텨라'던 친구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엄마가 내내 아이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틈만 나면 그 조그만 화면 창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총을 싸대는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끝까지 사주지 않고 버티지 못한 나의 의지의 허약함에 절로 한숨이 나올 뿐이다. 팩도 물론 영어 학습과 관련된 것도 있고, 강아지 키우는 프로그램 등, 비 폭력적이고도 교육적인 것들도 있지만, 게임이라는 것이 결국엔 점수에 연연해하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으로부터 오는 기쁨이 더 크지 않은가.
어쩌다 아이가 말을 너무 안듣는다던가, 숙제를 제때 안 한다거나 하면 이 엄만 치사한 방법이긴 하지만, DS는 바로 압수된다. 그러면 아이의 입에선 흘러 나오는 말은 반성은 커녕, 도리어 "XX 는 참 좋겠다. 엄마가 맘대로 DS하게 해주시고, DS압수도 안하시고, 새로운 팩나오면 사주시기도 하고... * 이 아이의 머릿속엔 온통 DS. DS. DS.... 뿐이다. 내 눈엔 피아노 연습하는 이유도, 숙제를 스스로 하는 이유도, 누나에게 선뜻 TV 리모콘을 건네주는 이유도 ... 알고 보면, 다 마치고 나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면, 엄마와 거래 할 구실이 생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일 뿐이다.
어떤 이들은 "자기 할일 다하고, DS하는 게 뭐 문제가 되냐?*고 하지만, 이 엄마에겐, 아이의 눈이, 귀가 나빠질까 걱정되고, 몸 자세도 삐뚤어질 것 같고, 밖에 나가 한참 뛰어 놀아야 할 시기에, 기계를 붙들고서, 점수 올리기에 연연해하는, 그야말로 기계의 노예가 되어가는 듯한 모습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DS. Game boy, PSB !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새로운 문화라고는 하지만, 맘 한 구석은 늘 편하지 않다.
지금으로선 우리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좀 더 철들게 되면서, 스스로 자제하는 능력을 길러지질,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아침햇살(sha-bead@hanmail.com)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中 최대 민영 철강사 장쑤사강그룹(江苏.. 2007.11.26
    장자강(张家港)시에 자리잡은 사강(沙钢)그룹은 중국 내 최대 민영철강회사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시행되기 이..
  • 항저우(杭州)·닝보(宁波)· 원타이(温台)·저중(浙.. 2007.11.26
    항저우시 성(省)위원회는 `사권삼대(四圈三带)'의 산업발전구도를 확정했다. `사권삼대'은 항저우, 닝보(宁波), 원타이(温台..
  • 南京 박물관 18개 `'국가 1급 보물' 전시 2007.11.26
    지난 19일 난징박물관은 명(明)나라 선종(宣宗) 연간에 관요(官窑)에서 만든 자기 중 당대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청화수산복해문도자기향로(..
  • `'제9회 사랑의 일기' 시상식 열려 2007.11.24
    지난 17일 중국 조선족어린이 `사랑의 일기' 공모전 시상식이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열렸다. 중국조선족소년보사가 주최하고 연변과학기술대학의 협찬으로 열리는 이번 행..
  • 연변황소 `'식용소' 초심에 통과 2007.11.24
    연변황소가 국가 관계부문의 `식용' 황소 초심에 통과되었다. 지난 17일 중국가축가금유전자원위원회 전문가 일행은 연변축산관리국과 연변목축개발회사에서 신청한 식용..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인터뷰] 서울과 상하이, ‘영혼’의..
  2. 中 최대 생수업체 농부산천, 잠재발암..
  3. 中 6월 집값 하락세 ‘주춤’…상하이..
  4. 2024년 상반기 中 GDP 5% 성..
  5. ‘삼복더위’ 시작…밤더위 가장 견디기..
  6. 얼리버드 티켓 20만 장 매진! 上海..
  7. 항공권 가격 천차만별…출발 전날 티켓..
  8. 中 3중전회 결정문, 300여 가지..
  9. 삼성, 中 갤럭시Z 시리즈에 바이트댄..
  10. ‘쥐머리’ 이슈로 中 통이 라면 주가..

경제

  1. 中 최대 생수업체 농부산천, 잠재발암..
  2. 中 6월 집값 하락세 ‘주춤’…상하이..
  3. 2024년 상반기 中 GDP 5% 성..
  4. 中 3중전회 결정문, 300여 가지..
  5. 삼성, 中 갤럭시Z 시리즈에 바이트댄..
  6. ‘쥐머리’ 이슈로 中 통이 라면 주가..
  7. 상하이 오피스 시장 수요 회복…하반기..
  8. 中 생수, 농부산천 필두로 ‘1위안’..
  9. 벤츠·BMW·아우디, 中서 가격 인상..
  10. 中 10개성 상반기 인당 가처분소득..

사회

  1. [인터뷰] 서울과 상하이, ‘영혼’의..
  2. ‘삼복더위’ 시작…밤더위 가장 견디기..
  3. 얼리버드 티켓 20만 장 매진! 上海..
  4. 항공권 가격 천차만별…출발 전날 티켓..
  5. 上海 프랑스 올림픽, 영화관에서 ‘생..
  6. 上海 고온 오렌지 경보…37도까지 올..
  7. 中 관람객 푸바오 방사장에 접이식 의..

문화

  1. 상하이한국문화원, 상하이 거주 '이준..
  2. [책읽는 상하이 246] 방금 떠나온..
  3. [인터뷰] 서울과 상하이, ‘영혼’의..
  4. 무더운 여름, 시원한 미술관에서 ‘미..
  5. 상하이, 여름방학 관광카드 출시…19..

오피니언

  1.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3] 나이키..
  2. [[Dr.SP 칼럼] 장마 후 여름이..
  3. [허스토리 in 상하이] 재외국민 의..
  4. [허스토리 in 상하이]내가 오르는..
  5. [독자투고]미국 유학을 위한 3가지..
  6. [상하이의 사랑법 15]부족한 건 사..
  7. [무역협회] 신에너지 산업의 발전,..
  8. [무역협회] AI 글로벌 거버넌스,..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