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적 가진 외국인…‘거부’는 행정처분의 대상 안돼
조선족이 비자(사증)를 신청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한국법원의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인터넷법률신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외국국적 동포인 조선족에게 일반 외국인과 달리 <재외동포법>을 적용해 방문취업사증(이하 비자)을 신청할 자격이 있는지가 문제된 사건으로 쟁점은 ▷비자신청에 있어서 외국국적동포인 조선족을 단순한 외국인과 달리 취급할 것인지, ▷외국인이 비자발급으로 누리는 이익이 법률상 이익인지, ▷그로 인해 조선족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처분이 행정처분인지 등 크게 세 가지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현재 수많은 국내거주 조선족들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전국 1심 법원에 계류 중인 동종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와 행정12부는 조선족 계모씨 등이 "취업비자를 발급해 달라*며 심양총영사관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조선족은 비자를 신청할 자격이 없다"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역사적인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도 중국동포들의 현재 법적 지위는 일반적으로 중국국적을 가진 `외국인'으로 보고 있다*며 "H-2(방문취업사증)체류자격이 부여되는 비자발급을 신청하는 외국국적동포는 재외동포법이 적용되지 않아 일반적인 외국인과 동등한 지위에 있다"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총영사는 일반적인 외국인에 대한 것과 동일하게 출입국관리에 관한 법률에 정한 절차와 기준에 의해 비자발급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외국국적 동포라고 해 특별히 비자발급신청에 관한 법규상•조리사의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서 "외국인은 비자발급으로 인해 단순한 반사적 이익을 누리는 것에 불과한 만큼 비자발급 거부처분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행정2부는 지난 14일 조선족 김 모 씨 등 2명이 청도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발급거부처분취소청구소송에서 "비자를 신청할 자격은 있다"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자발급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외동포법의 입법취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서 방문취업의 체류자격에 관해 상세하게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점을 비춰볼 때 <재외동포법>은 외국국적동포를 단순한 외국인과는 달리 취급해 외국국적 동포에게 방문취업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신청권을 부여하고 있다"서 "방문취업비자의 발급으로 인해 외국국적동포가 누리는 이익은 단순한 반사적 이익이 아닌 법률상 이익으로 봐야 할 것이다"밝혔다. 재판부는 또 "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행위는 국가의 주권적 사항이어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외국국적동포는 단순한 외국인과는 달리 취급해야 하므로 원고들이 외국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을 들어 비자발급 거부행위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덧붙였다. 본지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