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전 제시, GDP대비 R&D투자 2.5%로
중국이 ‘향후 15년 안에 기술자립형 국가로 성장하겠다’는 과학기술 진흥의 국가적 비전을 설정했다. 국가 자원을 과학발전에 집중 투입, 오는 2020년에 과학입국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올해부터 시작된 11차 5개년 계획의 自主創新(자주적 기술창조)와 맞물려 있어 향후 중국 경제의 큰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은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과학기술대회에서 “국가의 자주적 기술창조(自主創新)능력을 배양, 15년 안에 기술자립형 산업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후 주석은 이를 위해 △투입의존형 성장구조를 기술주도형으로 전환 △기술 중심의 산업구조 개혁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재양성시스템 구축 △과학기술 관련 제도개혁 등을 제시했다.
후 주석의 이날 발언은 향후 국가 자원을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올해부터 시작된 11차 5개년 계획에서도 자주적 기술창조를 중점 추진 분야로 설정했었다.
중국이 내걸고 있는 기술자립형 국가의 기준은 국내총생산(GDP)대비 연구개발(R&D)투자 2%이상, 과학기술진보의 경제성장기여도 70%, 기술 대외의존도 30%이하 등이다. 중국국무원은 오는 2020년까지 GDP대비 R&D투자를 현재 1.23%에서 2.5%로 늘리고, 기술 대외의존도를 지금의 50%수준에서 3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 같은 ‘과학기술 장기 비전’을 제시한 것은 기존 성장시스템으로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정책당국자들은 단순 노동력과 자원투입에 의존한 그 동안의 성장정책이 서방에 대한 기술 종속도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투입의존 형 경제성장은 자원낭비, 환경파괴 등으로 이어져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중국 과기부의 과기촉진발전연구센터의 왕위안춘(王元春)주임은 “8억 벌 옷을 팔아야 보잉기 겨우 한 대를 사는 게 중국기술의 현실”이라며 “중국의 ‘세계 공장’에 두뇌를 심어 산업을 고부가가치형 구조로 바꾸자는 게 기술자립형 국가 추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