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서 있어도 살아날 기회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효자 이적생' 김형범(22)이 아드보카트호 합류에 대한 희망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다롄 스더와 원정경기를 치르기 위해 중국 다롄에 머물고 있는 김형범은 20일 밤 기자들과 만나 "열심히 하다보면 (대표팀에서) 불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범은 "청소년 및 유니버시아드 대회 대표 생활을 해봤는데 내가 준비를 해서가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때 불러줬다"며 "지금도 팀을 위해서 노력하다보면 예전처럼 콜이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 3년 차로 올 시즌 울산 현대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김형범은 울산 시절 이천수나 최성국 등 걸출한 스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후반 조커로 투입되며 2년을 뛴 그는 총 43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는데 그쳤다.
하지만 전북에 와서 그의 위상은 달라졌다.
지난 8일 작년 일본 J리그 우승팀인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16분 조커로 투입된 김형범은 2골을 몰아 넣으며 팀의 3-2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수훈으로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 주전 자리를 꿰찼고 15일 열린 FC서울과 K리그 2차전에서는 선발 출장해 0-1로 뒤지던 후반 14분 패배 위기의 팀을 기사회생시키는 동점골을 폭발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홍명보 대표팀 코치가 "K리그 선수 가운데 5∼10명을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추천하겠다"고 밝혀 월드컵을 향한 김형범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김형범이 대표팀에 뽑힐 만한 실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지구력이 좋고 특히 슛이 좋은 선수"라며 "아직 잠재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 감독은 다만 "형범이가 공이 오면 앞에 보이는 상대와 1대1 대결만 하려고 하는데 이 습관만 고치면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