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온지도 어언 5년이 다 되어간다. 이 말인즉슨 혼자 생활한 것 역시 5년이 다 되어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작년 9월에 혼자 사는 총각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인터넷을 통해 샴고양이 한 마리를 구입 했다. 총각이라서 암컷을 구입했다고 생각 하겠지만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수컷 고양이를 분양 받았다. 그래서 이름도 멋지게 스패로우라고 지었다. 말은 잘 안 들어도 여자 친구 혹은 귀여운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오는 재미가 솔솔 했다.
태어난 지 1달 조금 지나서 데려올때는 크기가 내 손바닥 보다 조금 컸는데, 이 친구가 2달이 지나고 나니까 크기가 내 팔뚝만 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자식을 키우면 이렇게 커 가는 맛에 키우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애완 동물을 키우면서 인터넷도 검색해보고 먼저 키워보신 선배님들의 조언도 듣고 해서 애지 중지하게 키웠다. 뭐 단점이 좀 있다면 다른 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좀 물고 긁고 뜯고 이 정도지만 그때마다 나는 부모가 자식에게 대하는 심정으로 벌(?)을 주곤 했었다.
하지만 일주일을 거의 밖에서 보내는 내게 있어서 날마다 나 오기만을 기다리는 스패로우가 점점 가여워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그냥 자유 분방하게 방안 이곳 저곳 돌아다니게끔 풀어놓고 나왔는데 이 친구가 몸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점프력 상승, 독수리 발톱을 능가하는 뾰족한 발톱, 호랑이 이빨은 저리 가라 라고 할 정도의 날카로운 이빨의 성장으로 인해 부득불 베란다에 모시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나 없는 동안 외롭지 않게, 저녁까지 먹을 수 있는 사료와 발톱과 이빨 단련을 위한 기구 등을 준비해 놓고 매일 출근 했지만 그것만으로 우리 스패로우의 외로움을 달래주기엔 역 부족 인 거 같았다.
여자 친구를 한 명 더 분양할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어차피 날마다 밖에 있는 내게는 소용이 없을 거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다른 좋은 분 (집에 거의 날마다 계시는 분)에게 보내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길 '고양이는 혼자 나 두어도 잘 논다'라는 말들을 하시는데 내 생각은 그건 사람들 생각인 거지, 살아 있는 생물인 고양이 역시 외로울 거라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학교에 다니는 여러 동생들을 수소문 한 결과 아주 잘 키울 것 같은 동생이 나타나서 그 동생에게 보내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래서 떠나기 전날 애견 센터에 가서 목욕 재게 시키고, 예방 접종 주사 맞히고, 다른데 가서도 단련 열심히 하라고 단련 기구 몇 개 사줘서 다음달 데리러 온 시간에 맞춰서 보내게 되었다.
근데 이 무정한 놈은 거진 3개월 가량 키워준 주인한테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는 것이다. 이때 나는 고양이는 개보다 정이 없다'라는 말이 불현듯 떠 올랐다. 스패로우가 떠나고 한동안 내 귓가에는 스패로우의의 울음 환청이 들렸지만 이는 곧 사그라 들고 다시 나의 원래의 일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스패로우! 잘 살고 있지? 아무리 새 주인이 좋아도 원 주인인 이 형을 잊어선 안 된 다.
''새해 복 많이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