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이 농심 신라면배에서 사상 처음으로 만리장성을 넘는데 실패했다. 한국은 21일 상하이 화팅(华亭)호텔에서 열린 제9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3라운드 제3국에서 주장으로 나선 박영훈 9단이 창하오 9단에게 227수 만에 백 불계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통산 8번째 우승을 노리던 한국은 지난 7회 대회에서 일본에 우승컵을 내준 이후 2년 만에 빈손으로 대회를 마쳤다.
반면 중국은 창하오 9단이 한국의 목진석 9단, 이창호 9단에 이어 박영훈 9단까지 3명의 정상급 기사를 제압하는 등 파죽의 4연승을 기록한데 힘입어 사상 첫 우승의 기쁨과 함께 1억 5천만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창하오는 4연승으로 연승상금 2천만원의 보너스도 챙겼다.
중국은 1991년 SBS배 세계바둑최강전부터 시작하여 5차례의 진로배, 8차례의 농심배등 총 14차례의 국가대항 단체연승전에서 번번이 조훈현, 서봉수, 이창호 등 한국선수들에게 밀려 단 한 차례도 우승을 하지 못했던 한을 풀며 14전 15기를 일궈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이창호, 박영훈, 목진석, 조한승, 홍민표 등 톱랭커들로 짜여진 드림팀을 구성하여 농심배 8번째 우승에 도전하였으나 중반 목진석 9단의 3연승 등 선전에도 불구하고 막판 중국 창하오 9단의 기세를 막지 못해 결국 우승컵을 중국에 넘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