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에 대한 소비세율 조정으로 중국 승용차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21일 엔진용량에 따라 승용차에 매기는 소비세율을 조정, 2천㏄가 넘는 중대형차량은 8%에서 최고 20%로 올리고 1천-1천500cc의 소형차는 5%에서 3%로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는 4월1일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이같은 세율조정은 기름을 많이 소비하는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이나 대형 세단 등 중대형 차량 판매를 억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2010년까지 계속되는 제11차 5개년 규획(11.5규획)기간에 에너지절약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자동차의 기름소비는 중국에서 승용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늘어났다. 중국은 현재 미국, 일본 다음으로 세계 3위의 자동차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중심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까지 자동차만으로 1억3천800만t의 기름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국가 전체 기름소비량의 43%에 해당하는 것이다. 2020년에는 이 비율이 거의 5분의3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연구중심은 중국의 연간 자동차 수요가 2010년까지 940만대, 2020년까지 1천89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차 사용 장려정책의 일환이기도 한 이번의 소비세율 조정은 소비자들의 소형차 구매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리항천(30)은 "2천500㏄의 SUV를 살려고 했으나 세율 개편 이후 1천500㏄ 차량을 매입키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세율 변화가 자동차업체의 생산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면서 중국에 소형차 시대가 도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UV나 대형세단은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재편 가능성으로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SUV 생산업체인 그레이트월모터는 소비세율 개혁이 발표된 22일 하루만에 3.8%가 폭락, 6주만에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