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트렌드는 우리 경제의 앞날을 위협하는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장기적인 인구트렌드 변화와 이에 따른 노동력 부족, 생산성 하락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국가경제적으로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고령국가가 된 일본을 비롯해, 유럽의 고소득 국가들도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고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1인당 소득 1천 달러에 불과한 중국에서도 최근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촌 최대의 인구대국인 중국이 인구의 고령화를 걱정한다는 사실이 언뜻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더구나 중국은 지금까지도 공식적으로 국민들에게 '한자녀 갖기'를 독려하고 있는 나라가 아닌가.
최근 보도된 중국 전국노령화공작위원회의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인구의 고령화가 만만찮은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4년 말 현재 중국의 60세이상 노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1% 수준인 1억 4,300만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중국의 노령인구는 2010년이면 매년 800만명씩 증가하고, 2050년이면 노령인구가 4억명, 전체 인구의 20%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중국 당국의 예측이다. 현재 40% 미만 수준인 중국의 부양비(14세 이하 및 65세 이상 인구수를 15∼64세 인구수로 나눈 수치)는 2010년을 전후해 상승하기 시작해 2030년에는 50%로, 그리고 2050년에는 70%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채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은 사자로 주저앉을 것인지, 아니면 인구정책 변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지가 향후 관심사이다.
중국의 고령화 트렌드는 중국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또한 유망시장으로 상정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먼저 중국이 가진 저임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광둥성, 산둥성 등 공업화된 중국 연안지역에서는 이미 인력부족 및 가파른 임금상승 추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인구의 고령화와 20∼30대 생산연령인구의 비중 저하는 중국진출 업체들의 임금코스트와 수익성을 극적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 현지 생산의 고효율화, 고부가가치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중국의 고령화 트렌드를 미래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중국을 생산기지로서 보다는 미래 유망시장으로서 접근하는 데 더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 중산층의 성장과 인구고령화,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적극 파고들 경우 포화상태에 이른 선진국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놀라운 기업성장의 기회를 일구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