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대(對) 중국 무역적자 규모다. 전년도에 비해 24% 증가했다.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천문학적인 규모로 급증하면서 미국에서는 "중국 정부가 환율에 대한 인위적인 통제를 통해 막대한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양국간 무역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은 주요 현안마다 날을 세우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장관은 23일 AP통신 인터뷰에서 후진타오 주석의 방문에 앞서 미국은 양국간 무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찾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결과를 내놓을 때"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14일 "중국 정부는 미국에 수입시장을 즉각 개방해야 하며 명확한 결과가 없으면 미국 정부와 미국인들은 두 나라의 관계를 재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에서 대(對) 중국 무역정책과 관련해 강경파로 분류되는 찰스 슈머(민주당)와 린제이 그래함(공화당) 상원의원이 현재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이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환율 개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 수입품에 대해 27.5%의 관세를 물리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최고위급 관료들을 이들 강경파 의원들에게 보내 중국 측 입장을 설명하고 국빈급 대우를 해주는 등 미 의회 설득작업에 나섰다.
중국 측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환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최근 "(무역적자는)미국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데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쑨전위 세계무역기구(WTO) 주재 중국대사는 얼마 전 "미국은 WTO의 안보조항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 다자간 무역체제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최근 외국인 직접투자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두바이포트월드의 미국 항만인수 무산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보호주의적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정치상황 리스크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아시아 담당 국장인 존 그린 씨는 "중국 관련 무역이슈는 앞으로 미국 선거 때마다 단골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