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홀의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 그린을 벗어날 때까지 골퍼들은 여러 가지 상황에 맞닥뜨린다. 어떤 때는 긴 클럽으로 볼을 멀리 쳐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짧은 클럽으로 정교한 샷을 해야 한다. 잘 난 길을 따라 곧장 가는 골퍼도 있지만 숲이나 벙커, 물을 거쳐 에움길로 가는 골퍼도 있다. 티샷부터 마지막 퍼트까지 부문별로 가장 어려운 상황을 가정하고 대처방법을 살펴본다.
페어웨이가 좁은 홀에서 티샷
페어웨이 양옆이 숲으로 막혀있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답답하면서도 좁다는 느낌이 다가온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오거스타내셔널GC 18번홀을 연상하면 된다. 볼이 조금이라고 좌우를 벗어나면 1∼2타의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곳에서는 어떻게 티샷을 해야 볼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릴 수 있을까.
드라이버보다 스푼 샷이 더 자신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스푼을 잡으라.꼭 드라이버를 쳐야 한다면 그립을 2∼3인치 짧게 잡으라.또 페이드나 드로 등 '기술 샷'을 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 샷을 구사하려다가 여의치 않으면 볼은 곧바로 숲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티샷을 할 때는 티를 좀 낮게 꽂은 뒤 볼 50∼100㎝ 앞에 임의의 중간 목표물을 설정하고 그것을 겨냥해 볼을 친다는 자세가 긴요하다. 물론 임팩트 직후까지도 머리를 들지 않아야 한다.
물을 넘겨야 하는 세컨드샷
파5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 떨궜다. 그런데 그린 앞에 워터해저드가 자리잡고 있다. 볼 있는 곳에서 해저드 초입까지 130야드이고, 해저드를 넘기는 데 180야드다. 해저드를 넘은 곳에서 그린까지는 60야드 정도. 이때 골퍼들은 우드로 해저드를 넘겨 볼을 최대한 그린 근처에 갖다놓으려는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티업하지 않은 볼을 쳐서 180야드를 날리기는 쉽지 않은 일. 조금이라도 '정타'로 맞지 않으면 볼은 물에 빠지고 만다. 이 경우 잘 쳐도 '2온'이 안 된다면 굳이 위험성있는 우드샷을 할 필요가 없다.
해저드 못 미친 지점까지 레이업을 하더라도, 그 다음의 서드샷은 110∼130야드 거리로 짧은 아이언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그린 주변에 갔다고 하여 버디를 잡을 확률이 아주 높은 것도 아니다. 적어도 1타, 많으면 2타까지 손해볼 수 있는 전략을 굳이 택할 필요가 있을까.
디봇 자국에 빠진 볼을 쳐야 하는 아이언샷
파4홀에서 티샷이 잘 맞았는데 가 보니 디봇 자국(잔디가 뜯겨 나간 곳)에 빠졌다. 재수 없다고 한탄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화를 못 참고 150야드나 남아있는 그린을 향해 칠 것인가. 그린 앞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데도 디봇 자국에서 치는 요령이 없지는 않다. 볼을 스탠스 뒤쪽(오른발 선상)에 위치시키고 백스윙 때 코킹을 곧바로 해준 뒤 다운스윙 때 양손이 앞에서 리드하며 급한 궤도로 내려쳐주면,잘 맞을 경우 페어웨이에서 치는 것 못지않게 날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성공확률을 따져보라. 열 번 중 한두 번일 것이다. 20%가 안 되는 확률을 믿고 샷을 하느니, 차라리 끊어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피칭웨지나 9번아이언 등 짧은 클럽으로 100야드 정도만 보내라. 물론 그린 앞 벙커에 못 미치는 지점이다. 그런 뒤 세 번째 웨지샷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은 보기를 하겠지만, 컨디션이 좋을 경우 파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