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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상생·공영하는 韩-中 관계를 위하여

[2008-09-01, 21:31:36] 상하이저널
양국간 불미스러웠던 일들, 우의를 깰 정도 아니다
2008년 8월 8일부터 24일까지 열린 북경 올림픽은 중국, 중국인들에게 역사적으로 뜻 깊은 날이었다. 중국인들은 8월 8일 개막식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 등 세계 각국 100여명의 지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세계사의 중심 속으로 활기차게 다가가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선보여 주었다.

한국인과 한국 정부는 중국정부와 인민의 이러한 염원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안다. 우리 역시 불과 20년 전에 개최된 서울올림픽을 통해서 ‘벽을 넘어서’라는 올림픽 정신을 제시하여 ‘동서냉전’이 만든 ‘한반도 분단 종식’에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지원을 받으려 했다.

서울 올림픽 기간 중에 한국 국민들은 중국선수단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올림픽을 통해 중국 인민들은 당시 잘못 알고 있던 ‘남조선과 남조선 인민’들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서울 올림픽을 통해 다져진 중국과 한국의 우의가 1992년 양국의 국교정상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북경 올림픽 기간에 표면적으로 중국 인민과 한국 국민은 새로운 신뢰를 만들지 못한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중국 관중들이 한국 대신에 일본을 응원하는 것을 보고 섭섭해 했다. 사실 올림픽을 앞두고 양국간에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그 동안 양국이 쌓아온 우의를 깰 정도는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당연히 한국인들은 중국 인민과 중국 정부가 일본 선수보다는 한국 선수들을 더욱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했고, 중국과 중국정부는 중국의 역사적 염원을 누구보다도 한국인들이 세심하게 고려하고, 지원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양국 '상생과 공동번영'이라는 확고한 믿음 만들어야
2008년 5월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중국 청도에서 닭이 울면 인천에서 들을 수 있다’는 속담으로 지리적 인접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양국은 ‘전면적 동반 협력관계’를 넘어서 ‘전략적 동반협력 관계’로 발전시키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올림픽 직후에 후진타오 주석이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8월 25일 서울을 방문했다.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개최한 바로 다음날 후진타오 주석이 서울을 방문한 것은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증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서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중국 정부는 “각 분야에서 양국간 교류 및 협력 목표와 노력의 방향을 확정”하여 한중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의 세계정세 및 동북아 정세 구도 속에서 한국과 중국은 무엇보다 양국 간 협력강화는 물론 동북아 전체를 ‘상생과 공동번영’ 시킬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만들어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미국 등 서방국가와 공고한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한국의 지원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필요하다. 경제적 차원에서 중국이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필요할 것이다.

'섭섭한 감정' 상대에 대한 '높은기대' 때문
한국 정부 역시 한반도의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도 중국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경제적 차원에서도 한국은 중국과의 지속적인 교역확대가 필요하다.

양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이와 같은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측 국민들의 신뢰와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뢰가 깊어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섭섭해 하는 감정이 일시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올림픽 기간에 양국 국민들이 상대국에게 가졌던 ‘섭섭한 감정’들은 상대에 대한 ‘높은 기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후진타오 주석은 2008년 5월 27일 우리 대통령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분명한 정리를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중국 인민들은 한국 대통령이 재난을 당한 사천성에 달려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현대 동북아시아 역사에 관심 있는 중국 지도자들은 일본의 침략에 맞서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목숨을 던져 동북아시아의 잘못된 질서를 바로 잡으려 했던 윤봉길 의사를 기억할 것이다.

한국 역시 중국과의 교역확대가 큰 힘이 되어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 사태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이번 후진타오 주석의 서울 방문이 양국 정부와 양국 국민이 ‘살생공영’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전기가 되었음을 확신한다.
▷백승주(한국 국방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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