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연일 하락하며 8위안선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상하이 외환거래소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8.0206위안으로 마감해 지난해 7월 절상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음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위안화 절상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높은 가운데 조만간 지난 12년간 지속돼 온 '1달러=8위안'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실세 환율은 이미 '7.5위안'
시중에서는 8위안이 깨진 지 오래다. 중국 당국이 시장조성자(마켓 메이커) 제도 도입을 선언하면서 지난해 11월 시중은행 창구에서 거래되는 실세 위안화 환율은 8위안을 밑돌기 시작했다.
달러를 받아주는 중국 내 일부 유흥업소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아예 '100달러=750위안'으로 계산하는 게 관례가 됐다.
위안화는 역외위안화 선물시장(NDF)에서도 지난 15일 1년 선물 기준 달러당 7.7265위안을 기록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도 시장의 체감지수를 반영해 빠른 속도로 절상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상하이 금융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올해 상반기에 추가 위안화 절상에 나설지는 불투명하지만 시장의 동요는 이미 시작된 셈"이라면서 "결국 시장 메커니즘을 반영하는 흐름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후진타오 주석 방문 앞서 8위안 깨질 수도
위안화는 지난해 7월 2.1% 절상된 이후 지금까지 1.1% 상승했다. 이에 대해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 상원을 중심으로 위안화 추가 절상 압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상원은 찰스 슈머 의원(미 민주당)이 제안한 환율보복관세 부과 법안에 대한 표결은 연기했으나 환율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차관을 중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법안을 내놨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도 중국이 조속한 시장 개방을 하지 않을 경우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보복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외환시장 전문가인 리쥔은 후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당분간 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 공시환율은 연내 '1달러=8위안선'이 무너질 것"이라며 "올 연말 7.8~7.9위안대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기 전인 4월 중순에 8위안선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통화 이코노미스티인 스티븐 젠은 중국이 미국의 압박을 피하고 마찰 요인을 줄이기 위해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허용해 위안화 환율이 내달 8위안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JP모간은 중국 경제 성장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면서 올해 위안화 가치가 12% 상승해 올해 말 7위안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