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臺北)시 동물원이 중국의 판다곰을 거부하기로 한 대만 농업위원회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판다곰 기증을 둘러싼 대만 내부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의 대만소식 전문 사이트인 중국대만망(網) 2일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시 동물원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농업위원회의 결정에 유감을 표시하고 재심을 신청하기로 했다.
시 동물원은 농업위원회 산하 임무국(林務局)과 심사위원들이 동물원 방문조사도 하지 않고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도 받지 않은 채 사육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억지 이유를 끌어댔다고 주장했다.
시 동물원은 지난해 10월 사육요원을 미국 샌디에이고와 워싱턴 동물원에 연수를 보내는 등 사육준비를 갖췄고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사육시설을 새로 짓는 등 판다곰 수용준비를 해왔다.
천바오중(陳寶忠) 시 동물원장은 판다곰 인수 거부에 결정적인 영항을 미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동물 사육은 서식지에서 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시 동물원에 외부에서 온 100여종의 동물이 성공적으로 사육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천 원장은 판다곰을 동물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임무국의 신청 거부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 농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시 동물원이 판다곰을 인수할 만큼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대만의 환경이 판다곰 사육에 적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국의 판다곰 선물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대만은 지난해 5월 역사적인 국공(國共)회담의 선물로 중국이 기증하기로 한 판다곰 한쌍을 놓고 수용과 거부로 갈려 1년 가까이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