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학교에서 한국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필자는 중국생활을 시작한 기간이 오래 되지 않는 우리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 혹은 중국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중국어 표현에 대한 미숙한 이해에서 오는 감정상의 상처나 오해 등을 일으키는 일을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중국인의 언어표현 중 우리들이 오해하기 쉬운 그 표현상의 특징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중국어의 언어표현 상의 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중국어는 발음상 말을 밖으로 내뱉는 방식을 그 특성으로 한다. 따라서 중국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중국어에 공격적인 어투가 아주 많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둘째, 이와 같은 특성은 혀가 구부러져 말을 안으로 굴리는 듯한 느낌의 북방지역의 중국어보다는 혀짧은 소리를 많이 내는 남방식 중국어에서 더욱 많이 나타난다.
셋째, 그렇기 때문에 말 자체가 싸우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말을 하는 사람은 전혀 공격적인 의도를 가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대비되는 한국어 표현방식 상의 특성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먼저, 한국어에는 말을 안으로 수렴하는 방어적인 어투가 많다. 이는 한국어와 유사한 일본어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이러한 한국어의 특성은 한국인의 중국어를 중국인들로 하여금 잘 못알아듣게 하는 작용을 한다.
위에서 정리해 본 한국인과 중국인의 언어표현 특성의 차이는 이들간의 의사소통에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인들은 이것을 종종 단순한 언어상의 미숙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며, 이것은 한국인들이 중국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필요한 만큼 불러일으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중국어들은 듣는 사람의 심리와 언어소통의 정도,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듣는 사람의 뇌에서 여러가지 정보로 해석된다.
“又来了”: 이 말은 “너(혹은 쟤) 왜 또 왔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짜증나는 투로 말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도 있고, 단순 서술형 혹은 감탄형으로서 감정의 개입이 별로 없이 “또 왔구나”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태도와 말이 결정된다.
“这也不懂”: 위와 마찬가지로 이 말은 “이것도 모르니?(바보 아냐?)”로 받아들여져 듣는 사람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그와 정반대로 “이것도 모르는구나!” 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하는 말로 될 수도 있다. 조금 과장을 섞어 말하면, 후자의 경우에서는 듣는 사람이 오히려 미안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走不走?”: “갈거야, 말거야? (빨랑 결정해, 나 바빠)”. 이렇게 받아들이면 이것은 재촉하는 말투로서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쁘다. 하지만 단순의문문 “갈거니?”로 받아들이면 “走吗?”와 같은 뜻이 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인과 중국인의 언어전달에 대한 자세와 태도의 차이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인은 언어전달에서 내용과 관련이 없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다. 즉, 존대말과 반말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이 그것이다.
둘째, 중국인은 한국어에 이러한 특성이 존재하고 이것이 한국인의 언어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셋째, 현대의 중국인들은 말의 뉘앙스보다는 전달하려는 말의 내용을 중시한다. 이것은 이들의 실용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넷째, 한국인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쏟는다. 특히 언어상으로 자신이 존중받고 있는가 혹은 그렇지 않는가에 특히 민감하다.
다섯째, 중국인은 일반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한국인만큼 민감하지 않다.
위와 같은 사항들이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의 의사소통, 특히 중국어를 사용한 의사소통에 크고 작은 장애를 가져오기도 한다. 필자가 바라는 것은 한국어와 중국어 모두를 사용하는 한국인들이 이에 대해 좀 더 넓은 마음가짐과 시야를 가지고 존재하는 장애들을 없애 나가는데 노력했으면 하는 점이다.
▷김민영(JK아카데미 상해강교학교 관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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