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에서 활동 중인 조선족 작가 량춘식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푸른 강은 흘러라'가 지난 10월 한국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돼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조선족이 창작한 원작소설이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의 원작소설은 량춘식의 중편소설 '하류의 물살'(2002.연변문학 제2호)과 단편소설 '푸른 강은 흘러라'(2002.연변문학 제7호)이다. 소설과 영화의 무대는 연변이다. 90년대 조선족의 출국 붐에 어머니를 한국에 보내고 고향에서 살아가는 17세 소년, 소녀들의 우울과 방황, 희망 등 청춘 자화상을 그려냈다. 촬영지는 연변 훈춘과 한국 전주이다.
연변대학 연극계2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남철과 연변가무단의 김미령 등이 주인공을 맡았고 훈춘2고중의 조선족학생 20여명이 출연했다. 조선족들이 직접 출연했기에 이들이 엮은 로맨스가 풋풋하면서도 신선하고 생동하면서도 아기자기한데다 연변 말이 그대로 표현되고 전통적 멋이 짙은 솔직한 행동들로 한국관객들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는 평가다.
해외노무 때문에 이산가족이 보편화된 중국의 조선족 사회. 한쪽 혹은 양부모가 모두 출국하고 없는 수많은 가정의 자녀들이 비뚤어진 생활이 아니라 건강하고 밝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이 영화는 기존의 청소년 타락과 변형의 사회상이 아닌 희망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한국영화평론계는 이 영화가 "우울증과 절망이 영화의 표정이 된 시대에 삶의 건강성을 견지하는 보기 드문 청춘영화로 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의 원작소설 작가 량춘식은 훈춘2고중 조선어 교원이며 현재 연변작가협회 소설분과 주임을 겸직하고 있다. 연변일보의 CJ상, '도라지'잡지사의 장락주문학상, 연변작가협회의 화림문학상 등을 수상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