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평민총리'로 인기가 높은 원자바오(溫家寶.사진) 중국 총리의 겸손한 태도가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원 총리는 3일 호주 캔버라에서 300명의 교포와 유학생, 중국 기업 대표들을 접견하는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70세 이상 노인은 어디에 계시느냐"고 물은 뒤 손을 든 화교 노인을 부축해 자신의 옆자리로 데리고 와 앉혔다.
원 총리는 이어 자신과 함께 온 6명의 부장(장관)과 부부장(차관)들에게 "부장들은 모두 일어서 있고 의자를 노인들에게 양보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노인들을 제외하고는 행사 참석자 모두가 일어서 원 총리의 연설을 듣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원 총리는 이날 강연에서 국내 시찰 도중 한 지방 간부의 거짓말에 속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원 총리는 지난달 중순 산시(山西)성을 시찰하면서 한 공장의 초대소에 머물렀는데, 공장 식당에서 노동자들과 점심을 하고 싶다고 하자 현지 간부는 "식당도 없을뿐더러 한 사람도 출근하지 않았다"며 이를 만류했다. 그러나 이는 호화로운 접대를 하고 싶었던 지방간부의 거짓말이었다. 원 총리는 공장을 돌아보며 만난 여공들과 함께 공장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식사를 했다. 원 총리는 "여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나니 내심 마음이 놓이더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런 서민적인 언행과 소박한 스타일의 원 총리는 밑바닥 서민들의 살림을 돌보는, 진정 '이인위본(以人爲本)'을 알고 관철하는 총리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새해벽두부터 노동자들을 찾았고, 남아시아 재해지원을 위한 긴급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선전(深?) 경제개발특구를 방문했을 때는 환경미화원들이 원 총리의 손을 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가 나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