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한 때 세계 시장에서 값싼 자동차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온 한국산 자동차들은 이제 더 이상 그런 딱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예 까놓고 값싼 자동차를 표방하는 중국산 자동차들이 곧 세계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은 8일 중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세계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을 위한 시험대로 호주를 선정하고 2년 안에 1만 호주 달러 미만의 소형 해치백 승용차들을 마구 쏟아 붓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과 호주간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논의가 계속 진행되면서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현재 중국 시장에서 최저 5천500달러에도 팔고 있는 소형차들의 개량형을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장 값싼 신형차는 홀덴 자동차의 바리나 모델로 1만2천890달러에 팔리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개량형에는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표준형에 장착돼 있지 않은 파워 스티어링 등을 장착하고 수송과 판매비용 등을 모두 계상해도 1만 달러선을 넘기지 않고 판매가 가능하도록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이 값싼 자동차를 들고 호주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세움에 따라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기 전에 추가보호조치를 취해주도록 정부에 로비를 벌이고 있는 호주 자동차산업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호주를 방문했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런던에 있는 자동차 전략 컨설팅 업체인 '오토폴리스'의 존 워멀드 사장은 호주가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는 아주 이상적인 실험 시장이라면서 "지난 1990년대 중고 토요다 대신 1만3천990 달러를 주고 신형 현대 차를 샀던 사람들이 이제는 중고 현대 차 대신 1만 달러 미만의 값싼 중국 차를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차가 세계 시장에 뛰어들면 전반적인 자동차 가격체계를 끌어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 기아 자동차의 조너선 플레쳐 대변인은 값싼 자동차로 세계시장을 파고든 한국 자동차들이 이제 더 이상 중국이나 인도산 자동차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동차의 품질과 가치를 더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