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 이야기>제 이름 아세요?

[2009-04-08, 11:33:08] 상하이저널
얼마 전 알고 지내던 한 젊은 엄마가 귀국을 하게 돼서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그 엄마 말이 유치원 다니는 자기 아이의 친구 엄마들끼리도 함께 마지막 만남을 가졌는데 오랜 만남에도 불구하고 헤어지면서 통성명을 했다며 기막힌 듯 웃었다. 적지 않은 주부들이 자기 소개를 하라면 그저 “○○엄마에요, 제 집사람 입니다, ○○ 안사람이에요”라고 인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요즘은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다지만 대부분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는 결혼과 함께 많은 해를 나를 잊고 살아간다. 그러면서 누구는 끝까지 이름을 묻고 살기도 하고 또 누구는 뒤늦게 자기를 찾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하지만 의미 없는 이름이 어디 있을까? 우린 모두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기대와 사랑으로 지어진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름 이야 말로 오직 나만을 위해 지어진 부모님의 모든 사랑의 엑기스를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스런 아이의 이름은 불러도 불러도 지루하지 않다. 어쩌다 한번 본 이웃이 내 아이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었을 때는 감동스럽기조차 하다. 상술에 능한 사람들은 먼저 고객의 자녀의 이름부터 익혀 늘 관심을 가진다 한다. 그만큼 이름 안에는 많은 뜻과 감정들이 담겨있다.

또 이름엔 참으로 묘한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을 때도 먼저 이름을 부르면 많은 부분이 감정조절이 된다. 아이에게도 ‘야~’하고 소리치다가도 ‘○○야’하면 그때부터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한다. 가끔은 자기의 이름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보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두가 ‘○○의 나’가 아니라 ‘나 ○○○’로 불려지길 원할 것이다. 난 누가 내 이름 불러주는걸 아주 좋아한다. '꽃보다 남자'가 아니라 '꽃보다 내이름', 내 이름을 듣는다는 건 내게 가장 달콤한 순간이다. 마치 상대방이 내 모습 그대로를 순수하게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님의 '꽃'이란 시의 일부분이다. 시인의 말처럼 우린 누구나 의미 있는 무엇이 되고 싶다. 내가 꽃이 되고 또 나의 꽃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상대가 남편, 아내, 친구, 자녀든 아니면 그 누구이든. 그렇다면 망설일 일이 없지 않은가?
“제 이름은 ○○○입니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독자투고>단순한 아들 VS 집중력 흐린 딸 2009.04.08
    결혼 6년 차, 이제야 남편을 이해하기로 했다. TV를 볼 때면 소소한 말다툼이 시작되는 우리 부부. 항상 주범을 남편으로 몰아세웠던 지난 날들을 반성해 본다...
  • [최원탁컬럼}김연아 신드롬을 보며 2009.04.08
    한국인 최초 세계 피겨 선수권대회 우승김연아가 울었다. 그 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도 시상대에서는 항상 밝은 미소로 천진난만하게 웃기만 하던 그녀가..
  • 백두산풍경구역 입장료 반값 인하 2009.04.08
    백두산풍경구관리측은 비수기를 맞아 입장료를 반값 인하, 국내의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매년 3월은 관광비수기이지만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연변을 찾는 관광객은 지..
  • 연길경제개발구, 연변대학경제관리학원과 합작관계 2009.04.08
    연길경제개발구와 연변대학 경제관리학원은 지난 3월 27일 조인식을 갖고 향후 5년간 연길경제개발구는 연변대학 경제관리학원의 일부 학생들이 개발구에서 학습, 실습하..
  • 한국 방문취업자 입국 사전 예약제 실시 2009.04.08
    한국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는 지난달 31일 ‘동포정책 설명 및 동포 지원 단체 간담회’를 열고 방문취업제로 입국했다가 3년 만기 출국하는 동포들의 입국을..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5.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6.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7.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8.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9.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10.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경제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5.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6.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7.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8.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9.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10.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사회

  1.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2.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3.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4.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5. 유심칩 교체 문자, 진짜일까 피싱일까..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2.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3.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4.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3.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5.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6.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7. [허스토리 in 상하이] 떠나요 둘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