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그리운 교민들의 편안한 ‘쉼터’ 되고 싶어요!
홍송루에 있는 ‘티바(T bar)’에 가면 낯익은 한국 가요를 들을 수 있다. 지금 3,40대가 들으며 대학시절을 보낸 음악들로부터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까지,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노래하는 이가 있으니 그가 신민혁씨다.
지난 88년 ‘하얀그림자’라는 그룹으로 2집까지 냈고 그 후 솔로로 3집까지 냈다고 하니 이만하면 가수로서 손색없는 이력이다. 그뿐 아니다. 신씨는 이미 고등학교 2학년때인 86년부터 당시 최고의 연예인 등용문이었던 명동 ‘쉘부르’에서 정식 오디션을 통과한 뒤 다운타운가에서 노래하며 다녔다. 그러던 중 눈여겨 보던 한 매니저에게 발탁되어 그룹활동을 하고 8, 90년대 CF와 각종 쇼 프로그램 출연 등 그야말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방송인이었다.
“제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행복합니다. 중국에 와서 온 가족이 함께 편안히 쉬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제가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미사리의 분위기 있는 카페를 상하이에도 세워보자는 생각으로 롱바이 지역에 카페를 만들었고, 한국인 가수의 라이브 공연이라는 게 생소하기만 하던 교민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았다. 사업보다는 문화전파에 대한 꿈이 있기에 지금은 카페 운영에서 손을 떼고, 대신 금강사에서 운영하는 한국문화원에서 기타 강습을 하며 각종 공연 기획을 하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 한국 국립국악원 초청 공연을 기획한 바 있는 그는, 앞으로도 교민들의 문화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연기획을 시도할 생각이다.
신씨의 이런 삶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으로 ‘자연스님’을 빼놓을 수 없다. 카페를 운영하던 당시, 손님으로 온 스님에게 노래를 한 곡 선사했더니 스님은 답례로 대금연주를 들려주었는데 그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알고 보니 스님은 한국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대금연주자이셨던 것. 자전거를 타고 중국의 문화예술가들을 찾아 다니며 인연을 맺고 한중 교류를 시도하는 ‘문화전도사’인 자연스님을 인생의 선배이자 거울로 삼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스님은 자전거를 타고 세계 각지를 돌며 현지의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인도에 계시다는 연락이 왔는데, 그곳에서의 공연기획을 함께 논의하고 있지요.”본인은 교회 집사라고 밝히는 신씨는 종교를 떠나 열린 마음으로 문화 전파에 앞장서는 자연스님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화쉼터를 넓혀가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한다. 그의 아름다운 꿈처럼 아름다운 노래로 언제까지나 상하이 교민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샘터’가 되길 기대해 본다.
▷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