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상해에서 면허증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에 면허증 교체를 남의 일로만 여겼다.
자동차야 기사를 쓰면 되고 그것도 아니면 그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주변에서 하나 둘 중국 운전면허증을 따는 것을 보자 ‘나도 한번 도전 해 봐?’ 라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기 시작하다가 결국 면허증 따는 것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작년까지야 중국운전면허증을 따려면 중국어나 영어로 시험을 봐야 했지만 지금은 한국어로 시험을 볼 수 있으니 그닥 마음에 부담도 많이 되지 않고 상하이에서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이기 까지 하였다.
사실 운전면허 시험이야 뚝딱하고 보면 되는 것이지만 서류를 준비하고 시험장을 찾아가고 하는 이런 과정이 참으로 귀찮고 성가셨지만 막상 중국운전면허증을 손에 쥐었을 땐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처음으로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하였다.
따지고 보면 뭐 내가 당장 운전을 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어 운전면허를 딴 것도 아니고 혹시라도 필요할까 싶어 따 놓은 거라 아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하다.
수시로 무단횡단하는 사람들과 신호등이 바뀔 때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행렬들, 게다가 다른 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만 편하면 된다라는 심보로 차를 돌리고 정차하고 차선을 바꾸는 난폭한 다른 차들을 보면 ‘내가 과연 상하이에서 운전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은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운전면허증이라면서도 시간만 나면 자주 꺼내 들여다 보며 괜시레 혼자 흐믓해 하곤 한다. 아마 내가 중국에서 공식으로 얻은 최초의 문건(?)이라 그렇지 않을까 분석까지 해 가면서 말이다. 그 동안 이국 땅에 살면서 나도 모르게 주눅들고 살았던 것들이 이번 운전면허증을 따게 되면서 이상한 자심감으로 많이 바뀌는 것 같다.
“그래, 나도 할 수 있어. 아자! 아자!
▷최연수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