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를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석유 등 에너지 확보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그러나 워싱턴 방문을 마친 후주석이 미국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석유 확보에 나서는 것을 꺼린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대해 상하이 국제연구대학의 장야오 조사원은 "중국은 사우디와 나이지리아 방문 목적이 석유 확보임을 애써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며 "이는 서방국가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영 언론들도 이번 방문과 관련, 석유 문제보다 중동 평화와 이들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
WSJ은 이번 후 주석의 순방에 대해 최근 경제 성장과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확보가 시급한 중국이 미국과 본격적인 자원 확보 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했다.
1990년대초까지만 해도 중국은 순수 석유 수출국이었으나 현재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석유 소비량이 많다. 올해 중국의 석유 수요는 2005년보다 5.5% 증가해 하루 700만 배럴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세계 석유 수요의 8%에 달한다.
앞으로 중국의 석유 소비량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자동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석유 소비량이 하루 12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양의 세배다.
K.F.옌 캠브리지 에너지 조사단체 에너지 전문가는 "그들은 석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는 후주석의 방문중 "하루 100만 배럴의 석유를 2010년까지 중국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4일 후주석은 3일 동안의 사우디 방문을 마치고 아프리카로 향했다. 26일부터 이틀간 나이지리아에 머물며 에너지 협력 방안과 함께 중국내 유전개발 투자, 나이지리아의 정제소 투자 등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후주석은 또 모로코와 케냐를 방문해 에너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미국은 이같은 중국 움직임에 대해 "중국이 에너지자원을 장악하려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