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엄청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중국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갈수록 커지면서 '시험중독증'이라는 새로운 정신병적 증상이 등장했다.
베이징 등 중국 도시지역의 초.중.고교생들의 하루 일과는 교과수업 외에도 각종 학원, 과외수업으로 스케줄이 꽉 차 있는게 보통.
이들 학생은 명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동료들로부터 도태되지 않기 위해 부모들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으며 하루 일과를 시험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베이징의 일부 학생들에게서 새로운 정신병적 증세가 출현했다고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가 25일 소개했다.
어려서부터 교내외 각종 시험과 경시대회에 참가하길 좋아하고 일상생활에서 시험 외에 다른 것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으며 시험에 합격한 뒤에야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 주요 증세다.
시험이 없으면 마음이 황량해지고 실수나 불합격을 쉽게 용납하지 못한채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다.
이들은 겉보기엔 대부분 가정환경도 양호하고 학업성적도 뛰어나면서 교사와 친구들로부터 모범생이라는 말을 듣지만 심리.정서적으로 강박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아동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옌춘마이(閻春梅)는 "작년부터 '시험중독증'을 보이는 학생이 10여명 나타나더니 올해 들어선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정신과 상담자 가운데 1%는 시험중독증 환자"라고 말했다.
시험중독증 환자는 개학 시기인 3∼4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의 한 고교에 다니는 원원(文文.15)양도 예술가인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공부에만 몰두하는 전형적인 시험중독증 환자였다. 얼마전 모의고사에서 20등으로 떨어지자 부모로부터 꾸중을 들을까 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기도 했다.
전문의들은 학업 스트레스가 커지면 수업중 집중력이 떨어지고 시험 전에는 긴장감이 가중되면서 낯선 환경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며 부모의 교육방식을 바꾸고 적당한 심리적 탈출구를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