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씨티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중국 광동개발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인수안을 허용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차이나데일리가 26일 보도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 관계자의 따르면 중국 당국이 은행에 대한 외국인 소유 지분 한도를 늘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은 외국인들의 중국 은행 지분 소유를 기관의 경우 최대 25%, 개별 투자자의 경우 20%로 제한하고 있다.
CBRC는 광동성 당국에 서신을 통해 "광동개발은행 인수건에 대해 여러 차례 검토했지만 외국인 투자에 대한 현행 규제를 깨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씨티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부실 논란을 빚고 있는 광동개발은행 지분 85%를 30억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밝히고 정부 승인을 기다려왔다. 광동개발은행은 중국 남부 광동성에 2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은행으로 대규모 채무에 허덕이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광동개발은행은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 중앙 정부가 현행 규제 수위를 낮출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중국증권보는 "중국 정부가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지분 보유에 대한 규제를 조절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는 이달 초 중국 5대 은행을 제외한 소규모 은행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에게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의 지분획득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탕솽닝 부주석의 발언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탕 부주석은 "국가의 규제 원칙은 대형은행에만 적용되며 중소규모 은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해 외국인의 지분 소유 제한 규정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중국 정부는 외국의 선진 금융 기법 도입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은행업종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전략적으로 유치해왔다. 그러나 중국 국영은행을 헐값에 외국에 넘긴다는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건설은행이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92억달러를 확보했고 중국은행은 5월에 IPO를 통해 8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또 중국 최대의 은행인 공상은행은 연내로 100억달러 규모의 IPO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이 광동개발은행 지분 85% 인수에 성공한다면 중국에서 국영은행을 인수한 첫번째 외국인 투자자가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