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중국의 자랑 만리장성의 파손 정도가 갈수록 심해져 전체 6천300여㎞ 가운데 80% 이상이 허물어지고 사라져 '황성옛터'로 변했다.
중국장성학회가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만리장성 가운데 아직도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은 20%에도 못미치고, 파괴되기는 했지만 분명하게 유적의 형태를 드러내고 있는 부분도 30%가 채 안된다.
이는 만리장성 가운데 완전히 허물어져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곳이 50%를 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파괴된 곳까지 합치면 80%가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성학회측은 현재 비교적 잘 보존돼 있거나 유적의 형태를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 2천500㎞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을 상징하는 만리장성이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주로 명나라 때인 14-17세기에 동쪽 압록강에서 서쪽 가욕관(嘉욕<山+谷>關)에 이르는 구간에 건축된 만리장성은 지난 1987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등록됐고 현재 진행중인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작업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올랐다. 동쪽 기점을 압록강 아닌 산해관(山海關)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장성학회측은 만리장성이 오랜 기간을 내려오면서 풍우와 지진 등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많은 부분이 파손돼 왔으며 시간이 갈수록 자연적인 피해가 더 심해지고 있으나 이런 부분을 모두 복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학회측은 또 만리장성의 벽돌.돌.흙 등을 빼내 건축자재로 쓰는 행위와 함께 도시건설, 공업.농업.교통시설 건설, 관광지 개발, 잘못된 고증 등으로 인한 인위적 파괴도 자연적인 파손 못지 않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국가 차원의 만리장성 보호 10개년계획 시행에 들어가 우선 금년에는 허베이(河北)성과 간쑤(甘肅)성 내의 만리장성 부분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곧 '장성보호조례'를 마련, 이 계획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